[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장하다. 최고다 최고. 포스코 꼭 와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4월15일
'포스코홀딩스, 직장 내 괴롭힘 알고도 묵인 의혹'. 4월27일
'강남 포스코 사옥서 직원 투신 사망'. 4월7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직원 칼부림'. 3월30일
포스코그룹에서 최근 외부로 밝혀진 상반된 사건·사고 일부분입니다. 시기는 각각 다르지만 한달 사이 포스코그룹 내 임직원 복지와 관련된 기사 제목과 내용입니다. 분류해보니 다소 섬뜩한 메시지로 변질됩니다. 포스코가 내부 직원 '케어'엔 소홀하지만, 대외적 홍보가 되는 일은 수장까지 발 벗고 나선다는 지적입니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지주사
POSCO홀딩스(005490)에서 지난달 27일 소속 임직원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발생했지만, 사측이 제때 조치를 하지 않고 묵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A 임직원에 대한 부하직원 회식 강요와 직장 내 따돌림, 갑질, 폭언 등의 내용입니다. 특히 신고가 사측에 지난해와 올해 사이 접수됐지만, 적절한 징계가 없었다는 전언입니다.
A 임직원의 괴롭힘으로 한 직원은 스트레스성 만성위염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으며, 신고 이후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가 없어 피해자측이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을 묵인하는 사내 문화가 더 큰 문제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포스코홀딩스는 해당 기사 보도 하루 전, 문제가 발생된 부서 내 임직원들을 대기발령과 인사이동 등을 통해 개편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이후 법무팀 조사착수 한달 만입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제보를 받아 가해자, 피해자 등을 선분리 조치했고 사내 감사팀에서 사실관계를 파악,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네쌍둥이 가정을 방문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캡처=SNS 갈무리)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소홀했다는 의혹
문제는 이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접수시기가 최 회장이 네쌍둥이 출산으로 육아휴직 중인 직원 자택을 찾아 세간의 호평받은 일 이전이란 겁니다. 다시 말해 사측은 사내 직원 복지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었지만 대외적인 복지에는 회장까지 나서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는 설명입니다.
최 회장은 지난달 15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소속 한 직원의 자택에 방문했습니다. 포스코 내 직원이 국내 최초 네쌍둥이를 출산했기 때문입니다. 최 회장이 해당 직원의 자택까지 방문한 건 사회 문제 중 하나인 저출산 문제 개선 기여에 대한 회사복지 차원입니다.
최 회장은 당시 네쌍둥이에게 유모차와 용돈을 전달했습니다. 또 나중에 자라서 포스코에 꼭 오라는 훈훈한 덕담도 건냈습니다. 이같은 미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기사로 보도되자 포스코는 "포스코, 최고다"란 누리꾼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훈훈한 직원 복지 이전, 포스코에는 안타깝거나 끔찍한 사건사고 투성입니다. 지난달 7일에는 한 직원이 서울 포스코 사옥에서 투신해 숨졌고, 지난 3월말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직원 간 칼부림이 일어나 목을 찔린 피해자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칼부림 사건과 관련해 "사건 발단이 직장내 괴롭힘 때문은 아니"라며 "정확한 범행 동기는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포스코 내부에서도 해당 사건들은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없는 개인 사정에 의해 발생한 사고들이라는 입장입니다.
사내 문화 개선 불투명
그러나 한달 새 발생한 사건 외에도 과거 포스코그룹에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꾸준했습니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포항제철소에서도 사내 성희롱·폭행 사건으로 가해 직원 4명이 중징계 처분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 사건의 관리 책임이 있는 임원 6명도 징계 대상자로 꼽혔습니다. 그룹 계열사 포스코ICT에서는 지난 2021년 한 피해직원이 장기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려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 인정까지 받았지만 사측이 퇴직을 권고했다는 사건도 포함됩니다.
포스코사옥.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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