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평소 네이버 지식iN을 자주 이용하는 직장인 유모씨는 불쾌한 경험을 했다.
예전에 올린 질문글에 공개하기 꺼림칙한 내용이 담겼다고 판단해 지우려고 ‘마이지식’ 메뉴로 들어가니, 자신의 게시글에 대한 삭제 버튼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고객센터에 문의해보니 “한번 답변이 채택되면 삭제에 대한 권한이 사라지게 된다”며 “개인정보가 노출돼 있거나 게시자에게 피해를 주는 부분이 있다고 운영업체가 판단하면 그때 삭제해주겠다”는 답을 돌아왔다.
유씨는 “내가 쓴 글의 저작권이 완전히 네이버에 귀속된다면 모를까 왜 나에게 삭제할 수 있는 권리가 없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무터킨더’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한 블로거 역시 비슷한 일을 당했다.
다음에서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하면서 중복된 글이 여기저기 떠도는 것을 꺼려 지식iN에 올렸던 집필지식을 삭제하려고 했는데, 삭제 버튼이 없어 결국 실패한 것이다.
그는 “삭제 요청 메일을 보냈지만 대답도 없고 요구사항도 복잡해서 포기하고 말았다”며 “내 정보를 돌려 달라는 요청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개인의 정보를 무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에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네이버 고유의 자산인양 관리하려는 모습에 참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네이버 지식iN의 저작권 문제가 부쩍 논란이 되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을 뒤져보면 자기 글에 대한 처분권을 갖지 못하게 하는 지식iN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는 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용약관 15조에서 '회원이 서비스 내에 게시한 게시물의 저작권은 해당 게시물의 저작권자에게 귀속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회원들이 자기 글에 대한 처분을 못하게 하는 ‘모순된 관리'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NHN(035420) 관계자는 “지식iN의 경우 기본적으로 ‘질문’과 ‘답변’이라는 구성이어서 답변이 붙은 질문을 자르는 것은 답변자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집필지식 문제에 대해서는 “비록 게시글의 저작권은 게시자가 갖지만 지식iN은 특수한 경우”라며 “만약 운영원칙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까페나 블로그를 통해 활동하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승훈 한국온라인신문협회 저작권자문위원은 “답변자의 저작권 때문에 질문 글에 대해 처분권을 줄 수 없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며 "서비스 사업자가 기술적인 조치를 통해 질문 글만 노출시키지 않는 식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까지 포털은 이용자의 게시물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자신들은 서비스 사업자에 불과하다며 저작권자인 게시자에게 책임을 미뤘는데, 결국 자가당착 아니냐"며 “하루 속히 대책을 내놓는 게 옳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최용식 기자 cys7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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