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 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워싱턴 선언을 통해 창설하기로 합의한 한미핵협의그룹(NCG)에 일본의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저희 입장에선 한미 간 워싱턴 선언은 완결이 아니고, 계속 논의하고 공동 기획 공동 실행하는 과정에서 내용을 채워나가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궤도에 오르면, 일본도 미국과 관계에서 준비가 되면, 언제든지 같이 협력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다음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주요 질의응답 전문입니다.
지난달 한미 정상은 북핵 위협에 대비한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고, 이에 따라서 핵협의그룹(NCG) 창설에 합의했습니다. 한미 간 확장억제 논의가 있었는데, 여기에 더해서 일본이 참여하는 논의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한미일 공동 대응을 위해서 어떤 부분에서 협력이 가능합니까.
윤 대통령: 양국은 북핵 위협에 함께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안보협력이 중요한 상황입니다. 워싱턴 선언은 일단 한국과 미국의 양자 간의 베이스로 합의된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일단은 저희 입장에서는 한미 간에 워싱턴 선언이 완결된 것이 아니고 계속 논의를 하고 공동기획, 공동실행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그 내용을 채워 나가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먼저 이것이 궤도에 오르면 또 일본도 미국과 관계에서 준비가 되면 이건 언제든지 같이 협력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우려가 계속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 발표 내용으로 이런 우려를 충분히 불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윤 대통령: 오늘 회의, 정상회담에서도 기시다 총리께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해서는 이웃 국가인 한국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약속을 하셨고, 그러한 차원에서 이러한 현장 시찰에 대한,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게 된 데 대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는 기시다 총리의 말씀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명확히 이해해도 되는지, 또 이런 말씀을 하실 결심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기시다 총리: 역사 인식과 관련해서는 1998년 10월에 발표된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하여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습니다. 이 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것을 전제로 해서 질문은 아까 말씀드린, 그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수많은 분들이 매우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라는 말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이 말은 그 당시 힘든 경험을 하신 분들에 대해서 제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씀드린 것입니다. 일본을 둘러싼 전략환경, 이것은 양국의 협력을 필수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오신 선인들의 노력을 계승하여 그야말로 미래를 위하여 윤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측과 협력을 해서 양국 국민에 이익이 되는 그런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고자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일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한국 내 우려가 여전히 있습니다. 오늘 한일 정상회담의 의제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산물 안전성 담보 방안에 대해서 한국과 논의할 계획이 있습니까.
기시다 총리: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한국의 국내 여러분의 불안한 심정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한국의 전문가, 현지 시찰단의 파견을 저희들이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윤 대통령과 견해가 일치했습니다. 일본의 이와 같은 방침에 관해서는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과학적인 경지에도 제대로 반영하면서 설명할 노력을 계속하겠습니다. 그리고 6월 달에는 IAEA의 최종 보고서가 정리될 예정입니다. 이 보고서도 잘 반영시켜서 저희들은 국내적인 절차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그때도 꼭 한국 측 하고는 의사소통을 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을 계속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거듭하면서 한국의 많은 분들의 우려, 불안감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 인식을 포함한 전 징용공 문제 그리고 레이더 조사 문제를 비롯한 양자 간의, 양국 간의 현안에 대해서 오늘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로부터 어떤 입장을 전달하셨고, 윤 대통령이 어떤 반응이 있었습니까.
기시다 총리: 이번 회담에서는 윤 대통령과 3월에 방일 등을 통해서 돈독해진 신뢰 관계를 베이스로 해서 폭넓은 분야에 관해서 흉금을 터놓고 의견 교환을 하였습니다. 3월 달 회담 후에 경제·안보 분야의 여러 대화, 협력이 아주 역동적으로 다이내믹하게 진전되고 있음을 함께 환영하였습니다.
지난번 미국과 한국의 정상이 핵협의그룹 창설에 합의하였습니다. 이것은 한일, 한미일의 프레임워크에 영향을 줄 것입니까.
기시다 총리: 북한 정세를 비롯한 이 지역의 안보 환경이 한층 더 어려워지는 가운데서 일미동맹, 한미동맹 그리고 일한미의 안보 협력을 통한 억제력과 대처력을 강화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과 인식이 일치를 하였습니다. 지적하신 핵협의체 창설을 포함하여 미국과 한국 간에서 확장억제 강화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확장억제 협의, '2+2'를 포함한 고위급 협의를 통한 일미 간의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움직임과 함께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일미, 일한, 일한미 간에서 긴밀히 공조를 해 나갈 생각입니다.
징용공 문제 대응에 대해서 한국 국내에는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대통령의 방침이 바뀌지 않을까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대통령의 방침은 앞으로도 견지될 것으로 생각해도 되겠습니까. 그리고 일본 측에 호응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번에 회담에서 어떤 얘기를 나누었고, 앞으로 어떤 것을 요구하실 것인니까.
윤 대통령 : 강제징용 해법에 대한 정부의 방침이 바뀔 것이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바뀌지 않는다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발표한 해법은 65년 청구권 협정과 또 2018년 법원의 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으로서 법적 완결성을 지닌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현재 열다섯 분의 승소자 중에 열 분이 판결금을 수령한 상태입니다. 정부는 남은 분들에 대해서도 원칙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고, 충분한 소통을 해가면서 해법을 충실히 이행할 것입니다.
언론에서 어떤 한국 측의 요구를 보도한 기사들을 제가 많이 봤습니다만 저는 이런 과거사에 대한 인식 문제는 진정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어느 일방이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모두 발언에서 말씀을 드렸지만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해서 이런 현안과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짝도 발걸음을 내디뎌서는 안 된다는 그런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합니다.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이 협력해서 양국의 공동 이익을 추구하고, 국제사회에서 공동의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양국이 앞으로 미래를 향한 협력과 교류를 확대해 나갈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일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