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2017년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인터넷(IP)TV의 성장률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왔지만, 유료방송 대체재 격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성장률이 한지릿수로 뚝 떨어졌습니다.
통신3사의 1분기 실적 발표 자료를 보면
KT(030200)는 IPTV 사업과 옥외광고·콘텐츠제작 등을 포함한 매출이 50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분기 대비로는 0.6% 감소했고, 전년 동기대비로는 2.2%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IPTV 매출 성장률은 2.8%라고 설명했습니다.
SK브로드밴드 유료방송 매출은 1분기 472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1분기 4710억원 대비 0.3% 늘어났습니다. 2020년 합병한 케이블TV 티브로드 매출이 포함된 수치입니다. IPTV 매출만 따로 발표를 하지 않아 절대 비교는 힘드나, 유료방송 매출의 성장폭은 둔화됐습니다.
LG유플러스는 IPTV에서 1분기 3336억원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전분기 대비 0.5%, 전년 동기 대비로는 0.3%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IPTV 사업은 OTT 사업자 성장에 따른 VOD 매출 부진으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도 했습니다.
모델들이 U+tv 메뉴 중 티빙 부가서비스 가입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IPTV는 2017년 말 가입자수에서 케이블TV를 앞서며 승승장구했습니다. 유료방송 플랫폼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며 성장률은 20%를 웃돌았습니다. 주문형비디오(VOD)를 통해 교육, 영화 등 콘텐츠를 확장했고, 특히 키즈콘텐츠를 경쟁적으로 선보이며 가입자를 대폭 키웠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OTT 중심의 시청환경으로 변화했고, 이는 성장률 둔화의 신호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대형TV 대신 모바일로 OTT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용률이 줄고, 무엇보다 알짜수익원으로 꼽히던 VOD를 보는 가구도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IPTV의 VOD 매출은 가입자들로부터 받는 요금인 방송수신료매출에서 20%가량을 차지합니다. 2022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IPTV의 VOD 매출은 전년 대비 3사 모두 감소한 가운데, 2021년에는 전년 대비 16.7% 감소했습니다. 보고서는 "IPTV의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가입자 및 방송사업매출 규모는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동력은 약화됐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도 분석했습니다.
IPTV업계는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OTT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IPTV 서비스 내에서 OTT 티빙을 볼 수 있도록 개편하고 전용 요금제와 부가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KT도 IPTV전용 요금제를 선보이며 가입자 지키기에 나섰습니다. 국내외 OTT 최다 제휴를 비롯해 IPTV를 통해 TV화면으로 OTT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