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상자산 투기 의혹의 불똥이 게임업계로 옮겨붙었습니다. 김 의원이 다량 보유하고 있던 가상자산이 위메이드의 '위믹스'로 밝혀지면서 국회에 대한 게임사들의 로비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인데요. 위메이드를 비롯한 게임사들은 관련 논란에 "사실 무근"이라 선을 긋고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메이드(112040)는 지난 17일 서울경찰청에 한국게임학회와 위정현 학회장(중앙대 교수)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했습니다. 위메이드가 위 학회장을 고소하게 된 시발점은 지난 10일 발표된 '위믹스 사태와 관련해 여야 국회의원과 보좌진에 대한 전수 조사를 요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였습니다.
이 성명서에서 게임학회는 "몇 년 전부터 P2E 업체와 협단체가 국회에 로비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소문이 무성했다"며 "만일 국회 관련자가 위믹스를 보유했다면 '위믹스 이익공동체'에 가담한 셈"이라고 일격했는데요. 위메이드는 "'위믹스 사태', '위믹스 이익공동체' 등 자극적인 단어를 마치 사실인 양 사용해 당사가 불법적인 로비를 해온 것처럼 주장해 기업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고 고소 배경을 전했습니다. 장현국 대표가 직접 "국회의원에게 위믹스를 불법적으로 지원하거나 투자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는 취지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을 했음에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한 위 교수의 의혹 제기가 계속되면서 법적 행동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게임학회가 성명서를 발표한 날 위메이드의 주가는 9.7% 급락을 했는데요. 이는 올들어 가장 큰 낙폭입니다. 지난 2월 코인원에 재상장된 위믹스 가격 역시 지난 12일 800원대까지 떨어지며 2월의 고점(3540원)대비 4분의1 수준으로 위축됐습니다. 18일 오전 11시38분 기준으로는 1200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위메이드는 "위메이드 주주와 위믹스 커뮤니티, 투자자들이 입은 막대한 손해까지 책임을 묻는 민사소송 제기도 검토 중"이라며 "악의적 소문과 억측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 하에 강력하게 대응해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국게임협회도 같은 날 저녁 "모욕적 언사로 게임산업을 폄훼하는 행위를 중단하나"는 입장문을 배포해 위메이드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협회는 "게임업계가 국회에입법 로비를 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낭설이 난무하고 있다"며 "위정현 교수는 한국게임학회장의 지위를 이용해 연일 실체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게임산업 전반에 대한 모욕적 언사를 일삼고 있다"고 저격했습니다. 이들은 "(위 교수가)8만여 명에 달하는 전체 게임업계 종사자를 폄훼하는 표현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객관적인 근거 없이 무책임한 비방과 의혹을 제기하는 행위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적극 대응하겠다"고도 거들었습니다.
"P2E 합법화, 불법을 음지에서 양지로"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P2E 게임 합법화 논의가 물 건너 간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P2E 게임이 마치 돈을 엄청나게 벌 것처럼 오인된 상황을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현재에도 불법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자는 것이 진짜 취지"라고 호소했습니다. '사행성'이란 프레임이 씌워진 P2E 게임이 블록체인 개념이 결합된 새로운 장르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외풍 속에서도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치고 있습니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닌 게임을 즐기는 과정 속에서 획득한 자산의 소유권이 이용자에게 돌아가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최근 온보딩 게임 100종을 확보한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는 텐센트 클라우드, 큐로드, 네이콘 등과 협약을 맺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공고히 했습니다. 그라비티도 블록체인 기반 게임 개발사 막시온과 '라그나로크 랜드버스' 개발에 착수했고, 넷마블은 MBX 생태계에서 운영되는 메타버스 기반 부동산·보드게임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를 지난달 글로벌 출시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