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슈거' 당뇨 위험 크다는데…확인해 보니

업체 "한 번에 다량 섭취하지 않으면 문제 없어"
전문가 "비만 및 만성질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아"

입력 : 2023-05-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제로슈거' 열풍의 한가운데에 있는 무설탕 감미료 섭취를 자제하라는 권고안을 지난 15일 발표했습니다. 이번 권고안은 2015년 설탕 섭취 제한 권고안과 2022년 무설탕 감미료의 건강 영향에 관한 보고서를 잇는 세번째 결과물인데요. 그러나 업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고,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려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보건기구가 발표한 '비설탕 감미료(NSS)에 대한 가이드라인'에선 체중을 조절하거나 비전염성 질병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NSS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했습니다. 비설탕 감미료에는 사카린,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와 스테비아 등 천연 감미료가 모두 포함됐습니다. 
 
보건기구는 권고안에서 이런 설탕 대체식품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 성인이나 어린이의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그럼에도 계속 섭취할 경우 제2형 당뇨와 심혈관 질환 및 성인 사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건기구는 이번 지침은 200여건의 이용 가능한 연구들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 결과를 기반으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로 슈거 진로의 원조 라벨(왼쪽)과 새로 출시한 핑크 라벨 에디션(오른쪽). (사진=하이트진로)
 
제로 슈거 관련 제품을 제조하는 A사 측은 한 번에 3000~4000병을 음용했을 때 영향을 주는 수치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에리스리톨(무설탕 감미료 중 하나)이 들어가는 제품에 대해선 제조법의 문제가 있어서 정확하게 어느 정도 들어가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B사 관계자도 한 번에 다량을 섭취할 시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대체 감미료를 논하는 걸 떠나서 과음을 하게 되면 몸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라며 "대체 감미료는 설탕과 달리 건강상으로 괜찮다는 식의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체 감미료를 과용할 경우에는 건강이 나빠질 수 있으니까 주의가 필요하단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초일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객원교수는 "그간 설탕의 섭취를 줄이라고 한 배경은 비만 예방, 만성질환에 대한 위험 감소에 따른 것"이라며 "다만 인공감미료를 먹으면 칼로리가 없으니까 비만 및 만성질환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게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교수는 "제조업체의 주장은 식품 첨가물로서 허가될 때 근거자료가 있고, 막대한 양을 먹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WHO가 얘기하는 건 인공감미료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목적(비만·만성질환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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