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인공 황당실수에 수험생 '부글부글'…공정성 논란도 '불가피'

국가기술자격 실기시험 응시자 609명 날벼락
공단, 6월 1~4일 중 재시험 통보…"선택권 보장"
수험생들 '재시험으로 끝날 일이냐' 분노

입력 : 2023-05-23 오후 4:38:58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한국산업인력공단(산인공)이 국가기술자격 시험 미채점 답안지를 파쇄하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기관 공신력에 또 한 번 스스로 흠집을 냈습니다. 특히 취업준비생들 분노가 들끓는 등 공단을 향한 불공정 시비와 피해보상 논란이 불거질 전망입니다.
 
23일 고용노동부와 산인공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23일 치러진 '2023년 정기 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에서 서울 은평구 연서중학교 시험장 응시자 609명의 답안지가 파쇄되는 사고는 시험 후 한 달 가까이 흐른 지난 20일 해당 사실을 인지했습니다. 
 
어수봉 공단 이사장은 이날 공식 사과를 통해 "국가 자격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해야 할 공공기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점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머리를 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에 대처하는 데 공단은 자격검정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일이라도 하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공단은 관련 응시자 609명에게 재시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미응시자에게는 수수료를 환불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공단은 다음 달 1일부터 4일 사이 수험자들에게 추가시험 기회를 제공하고 당초 예정대로 다음달 9일 실기시험 합격자 결과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23일 고용노동부와 산인공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23일 치러진 '2023년 정기 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에서 서울 은평구 연서중학교 시험장 응시자 609명의 답안지가 파쇄되는 사고는 시험 후 한 달 가까이 흐른 지난 20일 해당 사실을 인지했습니다. 사진은 한 수험생(산인공 시험과는 무관한 자료 사진) 모습. (사진=뉴시스)
 
이날 해당 소식을 접한 수험생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온라인 취업관련 카페에는 '단순 실수라고 하기엔 너무 대형 사고 아니냐', '죄송하다고 하고 재시험으로 끝날 일인가', '자기들 실수를 수험생한테 떠넘기는 거랑 뭐가 다르냐' 등의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한 공정성 시비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재시험 기회를 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문제인 데다, 응시생 당락도 뒤바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이번 사태의 피해 당사자라고 밝힌 한 작성자는 "연서중학교에서 시험을 본 사람인데, 가슴이 아프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다"며 "가재점 결과 70점 이상 나와서 마음 놓고 있었는데 이번 일이 터졌다"고 억울한 심정을 전했습니다.
 
반면, 공단 측은 문제은행을 통해 앞선 시험과의 난이도를 맞출 수 있는 등 재시험 자체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금전적·정신적 보상 여부도 논란거리입니다. 수험생들은 '다시 공부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은 어떻게 보상할건가', '재시험 봐야 하는 사람은 억울해서 공부도 안 된다.', '시험 본지가 언젠데 이제 공지하고 열흘 뒤에 재시험 본다고 하는 게 말이 되냐'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피해보상과 관련해 이날 어수봉 이사장은 "교통비, 재응시에 든 5~6시간, 식사 비용 등 시험을 치르기 위해 들어간 총비용을 산정해 보상할까 한다"고 말했습니다.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정기 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 필답형 답안지가 채점 전 파쇄됐다고 밝히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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