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투자손익 개선에 힘입어 1분기 호실적을 거뒀습니다. 새 회계제도(IFRS17) 시행에 따라 보험업권 투자손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채권 금리가 안정권에 접어들면서 평가손실이 회복된 영향이 큽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032830)·
한화생명(088350)·교보생명·신한라이프·
미래에셋생명(085620) 등 주요 생보사의 1분기 투자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올 1분기 투자손익은 937억원이었는데요. 전년 동기(386억원) 대비 무려 142.7%(551억원) 늘어난 것입니다. 신한라이프의 올 1분기 투자손익은 728억3500만원으로 전년 동기(127억2500만원)보다 472.3%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1분기 투자손익 적자를 기록했던 생보사들도 투자손익이 대폭 개선되며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올 1분기 삼성생명의 투자손익은 2992억원으로, 전년 동기(-2769억원) 대비 208%나 늘어나며 흑자전환 했습니다. 한화생명도 지난해 1분기 적자(-1510억원)였던 투자손익을 올 1분기 들어 흑자(3490억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분기 -3조3537억원이었던 투자손익을 올 1분기 투자손익은 2조9606억원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투자손익이 개선된 것은 금리 안정과 고금리 기조가 유지된 영향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보험·연금연구실장은 "지난해 갑작스러운 금리 상승으로 채권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보험사들의 채권 평가이익이 감소하는 등 보험사의 투자손익이 악화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올해 들어 금리가 안정화되면서 투자손익이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생보사의 경우 채권 투자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일반적으로 투자로 인한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보유한 채권의 이자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손실 역시 증가합니다.
금융감독원의 발표에 따르면 IRFS17 도입으로 보험업계 전체의 투자손익은 23조2000억원 가량 감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특히 생보사의 경우 투자손익이 9조2000억원 줄어든다고 금감원은 분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IFRS17의 도입으로 투자손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금리 상황에 따라 투자손익이 크게 개선된 것입니다.
투자손익 개선으로 생보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나타냈습니다. 삼성생명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7068억원을 실현했는데요. 전년 동기 대비 163.4% 늘어난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 역시 당기순이익을 58.5% 늘리며 500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미래에셋생명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35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1.3%나 성장했습니다.
다만 한화생명은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17% 감소한 356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신한라이프 역시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1338억원이었습니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해 변액보증손익의 영향으로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보고 있습니다. 신한라이프의 실적 감소는 희망퇴직 비용으로 323억원이 지출되는 등 통합 비용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 안정기에 접어들며 올해 1분기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투자손익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진은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