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SGC이테크건설, 영업창출력 역성장에도…현금유출 지속 '비상'

1분기 영업현금 1459억원 적자…공사미수금 크게 늘어
차입금 상환에 출자까지…현금 유출 심화 우려 확산

입력 : 2023-06-02 오전 7:00:00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1일 19:0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SGC이테크건설(016250)이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흐름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차입금을 상환하거나 출자 등을 통해 현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어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2분기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악화되면 현금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SGC이테크건설은 투자활동과 재무활동을 통해 현금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SGC이테크건설 본사 모습. (사진=SGC이테크건설)
 
1분기 영업현금흐름 1459억원 적자…공사미수금 ‘늪’에 빠져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GC이테크건설은 올해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459억원 순유출을 기록하면서 현금이 대규모 빠져 나갔다. 217억원 순유입을 기록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1분기 만에 1500억원에 가까운 돈이 영업활동으로 빠져나갔다는 점에서 현금 유출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으로 1476억원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공사미수금 증가로 606억원의 현금 순유출 효과가 발생했고, 미수금의 증가로 83억원, 미청구공사의 증가로 31억원 등 대부분 공사와 관련해 돈을 받지 못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 공사미수금은 최근 원가 상승에 따른 발주처와의 정산 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서는 공사미수금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발주처에서 당초 계약한 금액 이상으로 공사 대금을 인정해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손해를 보더라도 계속 공사를 진행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재고자산 증가도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 재고자산 증가로 110억원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재고자산에서 지난해 말 117억원에서 올해 1분기 262억원으로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용지가 103억원에서 248억원으로 크게 늘면서 재고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SGC이테크건설은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벌어들이지 못하면서 결국 투자활동과 재무활동을 통해 현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올해 1분기 투자활동현금흐름은 828억원, 재무활동현금흐름은 247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금융자산을 팔아 1천억원 가까이 현금을 유입시켰고, 투자부동산 등을 처분했다. 여기에 단기차입금을 통해 260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차입금 상환에 출자까지…현금 유출 심화 우려 확산
 
올해 1분기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SGC이테크건설의 현금성자산은 1040억원 수준이다. 이는 1356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말 대비 23.30% 줄어든 수치다. 투자활동과 재무활동으로 현금을 유입했음에도, 영업활동현금이 대규모 순유출을 기록하면서 현금 유출을 방어하지 못한 것이다.
 
문제는 1분기 말 이후에도 현금 유출 이슈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SGC이테크건설은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SGC에너지로부터 차입한 자금 중 400억원을 상환하고, 200억원은 만기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경색에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800억원을 빌린 후 올해 2월 200억원을 상환한 바 있다.
 
여기에 SGC이테크건설은 같은 날 공시를 통해 ‘SGC D&S 넷제로 투자조합’(SGC파트너스)이 결성하는 펀드에 90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SGC파트너스는 탄소중립 기회제조 신사업 및 에너지 혁신벤처 분야(원전, 수소,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ESS 등) 관련 사업을 수행하는 회사를 발굴하거나 투자하기 위해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올해 1분기 기준 SGC이테크건설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1040억원이다. SGC에너지 차입금 400억원을 상환하면 차입금 규모는 줄어들겠지만, 보유 현금도 크게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SGC파트너스 출자까지 90억원이 유출되면 현금성자산 규모는 5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순유출을 기록할 경우 현금 여부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SGC이테크건설은 올해 1분기 기준 단기차입금이 1377억원, 장기차입금 2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298억원의 사채도 발행한 상태다. SGC에너지 차입금 400억원을 상환해도 전체 차입금 및 사채 규모가 여전히 1275억원에 달한다. 보유 현금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이테크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공사는 유동성 이슈 없이 잘 진행 중에 있다. 현금창출력이나 이익률 개선 등은 좋은 프로젝트 수주해서 지금처럼 진행하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라며 "최근에 KT&G(033780)(1천억원)나 무림P&P(약 2.8천억원)와 같이 친환경 중심의 좋은 수주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지켜봐 주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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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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