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피어싱·문신 있다면 C형 간염 주의해야

방치 시 간경변, 간암 등 중증질환으로 발전 가능성 높아

입력 : 2023-06-1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국내 간암 환자 중 약 15%의 발병 원인으로 손꼽히는 C형 간염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합니다.
 
주로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불법시술 등 소독하지 않은 주사로 침술이나 문신을 받았다면 감염률은 더 높은데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혈액 내로 침입한 후 바이러스는 주로 간세포 내에 머물게 되는데 이때 우리 몸은 세포에 감염된 이들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서 면역반응을 일으킵니다. 이 과정에서 간세포들이 파괴되면서 간에 염증이 생기는 게 됩니다.
 
C형 간염이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제거되는 경우는 연간 1% 미만으로 자연치유는 매우 드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C형 간염에 한번 감염되면 대부분 만성으로 진행되는데 이러한 경우 간경변증, 간암 등 중증질환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만성 C형 간염은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돼 만성적으로 간의 염증이 지속되는 질환을 의미하는데 주로 아무 증상이 없는 상황에서 건강검진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알려집니다.
 
박예완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국내에서 가장 흔한 B형 간염 이외 C형 간염 또한 방치하면 간경화 및 간암을 일으키는 중대한 질환"이라며 "간경변증으로 발전하기까지 평균 30년이 소요되지만, 일부 환자를 제외하고는 70% 이상이 무증상으로 환자 본인이 인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진단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유무를 확인하는 선별검사와 혈중 바이러스 유전자를 PCR로 확인하는 확진 검사가 있지만 개인이 자발적으로 관련 검사를 하지 않는 이상 확인이 어려운 실정이죠.
 
박 교수는 "최근 C형 간염 치료제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면서 약물 치료를 통한 완치율이 98%에 달하며 치료에 따른 합병증도 매우 적다"며 "고가의 신약이지만 국가 급여가 가능하고 간경화나 간암 예방에 탁월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한다"고 말했습니다.
 
2~3개월 투약으로도 만성 C형 간염의 완치가 가능해진 만큼, 무증상의 환자를 식별하고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데요. 건강검진에서 간수치가 높게 나타났다면 C형 간염 관련 검사를 권장하며 약물 치료 후에도 간섬유화가 진행되고 있다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추적 관리해야 합니다.
 
박 교수는 "혈액투석 환자, HIV 감염자, 혈우병 환자, C형 간염 바이러스 환자와 성적 접촉을 가진 경우, 비위생적인 침술, 문신, 피어싱 등을 한 경험이 있다면 C형 간염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한 번쯤은 항체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치료 시, 중증질환 사망 예방 효과 커
 
C형 간염은 현재 백신이 없어 알려진 혈액 전파 감염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법인데요. 현재 C형 간염은 치료제의 발전으로 2~3개월 정도의 약물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간경변증, 간암 등 중증질환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광현, 정숙향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전국 분포 7개 대학병원에서 등록한 C형 간염 환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한 결과, 치료를 받은 환자의 경우 미치료군에 비해 간암 발병 및 사망 위험이 현저히 감소했는데요.
 
최광현 교수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7개 병원에서 모집된 C형 간염 환자 2054명을 평균 약 4년간 추적해, 치료받은 환자와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을 비교해 실제 간암 발생 및 사망 위험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알아본 결과 연구대상자 중 치료받지 않은 환자는 619명이었으며, 인터페론 주사로 치료받은 환자는 578명,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제로 치료받은 환자는 857명이었습니다.
 
연구 결과, C형 간염 환자들은 경구 약물로 치료했을 때 95.3%의 완치율을 보였습니다. 또한 완치된 환자군과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성별, 간경변을 비롯한 간 기능을 보정하면 간암의 위험은 59%, 간 관련 사망 위험은 74%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합병증을 동반한 간경변증의 발생 위험 역시 치료군에서 90%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형 간염의 완치로 나타난 긍정적 효과는 이미 간경변이 발생한 환자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인터페론 주사제와 경구 약물 중 어떤 방법으로 치료하든 간암 발생 및 사망 위험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최 교수는 "국내 대규모 다기관 코호트를 통해 대부분의 C형 간염 환자들을 경구 약제를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예후가 현격하게 좋아진다는 점을 체계적으로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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