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식품 업계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오염수가 방류될 경우 방사능 성분 등 유해 물질이 해류를 타고 국내 수역으로 들어와 외식 먹거리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서입니다. 일단 업계는 오염수 방류가 식품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 판단하고, 고객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선제적 조치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산물 사재기로 소금 가격이 급등하는 등 오염수 방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거부감은 이미 수면 위로 드러나는 추세입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나친 불안감을 갖지 말라는 입장만 밝힐 것이 아니라,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킬만한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밝힌 일본은 지난 12일부터 방류 설비 시운전에 들어갔습니다. 이는 방류 과정 및 설비에 문제가 없는지를 파악하는 막바지 점검 작업으로 사실상 방류 시점이 임박했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식품 업계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먼저 동원산업은 참치 원어 등 원재료 및 완제품에 대한 방사능 분석 검사 항목을 연초부터 2배 확대했습니다. 또 품목별로 상이하긴 하지만, 분기별 1회 또는 연 1회 이뤄지던 검사 주기를 매월 1회 또는 분기별 1회로 변경했습니다.
검사 기관도 확대했습니다. 기존의 자사 식품안전센터와 더불어 외부 공인기관까지 늘리면서 검사 기준을 한층 높였습니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 검증을 강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사조대림, 오뚜기 역시 방사능 검사를 유지하면서 품질 관리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또 대상은 국산 식품이 피해를 보는 상황을 상정해 해외 대체재를 수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고, 유통 채널인 이마트도 올해부터 수산물에 대한 자체적으로 강화한 방사능 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는 상황입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오염수 방류 전 수산물을 사재기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소금 가격이 폭등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11번가에 따르면 이달 6일부터 12일까지 천일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배나 큰 폭으로 급등했습니다. 또 같은 기간 G마켓에서도 소금 매출은 3배 가깝게 늘었고, SSG닷컴에서도 천일염을 토대로 한 소금 제품 매출이 6배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이번 오염수 방류 이슈는 식품 업계의 자구책 마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오염수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먹거리가 국민 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는 보다 명확한 근거와 대비책을 내놔 국민 불안을 불식시킬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한 카트에 천일염 소금이 가득 담겨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