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금 사재기에 "우려 말라…오히려 천천히 구매하는 게 이득"

IAEA 오염수 안전성 검증 발표 전 '소금 안전성' 강조부터

입력 : 2023-06-16 오후 2:12:07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과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브리핑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소금 사재기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소금의 안전성을 강조하면서 가격 측면에서 볼 때 7월부터 구매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권유도 내놓은 건데요. 내달은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계획한 시기입니다. 오염수에 대한 검증 결과도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금이 안전하다’고 하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은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브리핑에서 최근 소금 사재기와 관련해 “7월부터 올해 금년도 천일염이 공급될 예정이기 때문에 생산물량에 대한 우려는 지금부터 안 하셔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오히려 저희들은 지금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인데, 지금 구매하는 것보다는 천천히 구매하는 게 오히려 좀 더 낮은 가격으로, 싼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권유했습니다. 
 
실제 이날 가격비교 서비스 ‘다나와’가 지난 7~13일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소금 거래액을 분석한 결과 전주 대비 817% 급증했습니다. 오염수 방류 전 소금을 사두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수협중앙회가 운영하는 수협쇼핑에서는 천일염이 일시 품절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게다가 홈플러스에서는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천일염 판매가 전월 대비 90% 증가했고, 이마트 역시 소금 매출이 지난 1~14일까지 55.6% 늘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짐에도 정부가 소금의 안전성을 강조한 채 ‘달래기’에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당초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오염수 시료 채취 분석 결과 발표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요. 이 입장에 비춰보더라도, IAEA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소금의 안전성을 이야기한 대목은 앞뒤가 맞지 않는 지적입니다.
 
또 송 차관은 오염수 방류 이후 여력이 되는 이들을 중심으로 오염수 영향을 받지 않은 비싼 수입산 소금을 구매하면서 빈부격차가 소금 구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지금 우리 국민들 60%는 국산을 쓰고, 40%가 수입해서 쓰는데 대부분 중국산”이라며 “우리 국산 천일염이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것은 국산 천일염이 품질이 훨씬 우수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도 (국산과 수입산의) 가격 차이가 워낙 높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하실 사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편, 정부는 오염수 정화 장비인 다핵종제거설비(알프스·ALPS)가 과거 8건의 고장 이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8건의 세부 사례를 받아서 현재 분석하고 있고, 추가적으로 정기점검 항목과 설비 유지·관리계획도 추가 확보해 상세히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에서 2022년에 걸친 전체 고장 사례 8건은 부식 관련 고장이 2013~2014년에 2건, 필터 문제가 2014~2021년에 5건, 정기점검 과정에서 발견된 고장이 2022년 1건입니다. 
 
박 차장은 “정기점검 항목, 설비 유지·관리계획 등도 추가로 확보해 알프스가 앞으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분석하고 있다”며 “분석 결과는 최종 보고서 발표에 같이 포함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정부는 일일 브리핑에 대한 비판적 보도, 야당의 공세 등에 대한 우려도 내놓았습니다. 박 차장은 “‘일본 정부 대변인’ 이런 취지로 너무 왜곡하거나 폄하하면, 여러 (정부의) 분들이 과학적 검증과 국민 안전을 면밀히 살피고 있는데 너무 사기를 떨어뜨리는 지적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모욕일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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