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호황에도 '인력난' 지속

HD한국조선·삼성중·한화오션, 인력 채용 집중
과거 '인력 탈취' 공정위 제소 등 쟁탈전 예고

입력 : 2023-06-19 오후 4:15:00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조선업계가 올해까지 3년 연속 긍정적인 수주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빠져나간 인력 확보에는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009540)·삼성중공업(010140)·한화오션(042660)(전 대우조선해양))'간 전문 인력 쟁탈전까지 전망되는 상황입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은 조선업 불황 시절인 지난 2016년부터 매년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을 수시로 모집했습니다. 특히 이번 상반기에는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대졸 신입 공채를 두 차례 진행하면서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와 함께 한국조선은 이달 말까지 대학생 하반기 채용 연계형 인턴도 선발할 계획입니다. 선발된 이들은 오는 9월부터 16주 근무 후 평가결과에 따라 정직원으로 근무하게 됩니다. 
 
인수합병(M&A)을 마친 한화오션도 인력 재정비에 나섰습니다. '대우'에서 사명이 바뀐 한화오션은 최근 생산과 연구개발(R&D), 설계, 영업, 재무 등 전분야 대규모 인재 모집을 진행 중입니다. 특히 한화 편입 전 인력 이탈이 많았던 생산과 설계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을 채용해 역량을 정상화할 복안입니다. 이번 채용은 연말까지 규모의 제한 없이 상시로 진행됩니다.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역시 전문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11월까지 부산시에 '부산 R&D 센터'를 설립하고 이를 거점으로 해양 엔지니어링 인력을 확대해 나갈 목적입니다. 삼성중공업은 '부산 R&D 센터'에서 노동할 인력을 지난주부터 모집했고, 2024년까지 협력사 포함 200명 이상이 근무할 예정입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거제조선소를 중심으로 200여명을 채용했으며, 올해도 현재까지 170여명을 추가 채용하는 등 규모를 넓혀가고 모양새입니다.
 
당초 인력난이 발생하게 된 원인으로는 불황과 함께 노동대비 낮은 임금이 지목됐습니다. 이에 조선사들은 직원 추천 인센티브 지급, 임금 인상 등 노동자 처우개선에 나섰습니다. HD한국조선은 최근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들)'라는 직원 추천제를 도입해, 인력을 데려온 임직원에게 100만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연봉 약 1000만원을 인상해 임금을 동종 조선업체 수준으로 지급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각 업체별  평균 연봉은 HD현대중공업(329180) 8500만원, 삼성중공업 8400만원, 한화오션 7300만원으로 직원 평균 연봉은 7000~8500만원 정도입니다.
  
동종업계 간 인력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이달초 국제해양방위사업전(MADEX·마덱스 2023)에 방문해 "어쩔 수 없이 대우조선을 떠난 조직원들을 다시 모시고 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을 포함한 4개 조선사들은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HD현대중이 300여명의 핵심 인력을 통상 범주에서 벗어난 연봉과 보너스를 제안하며 인력을 빼갔다는 이유로 조선부문 지주사 HD한국조선을 제소한 바 있습니다.
 
김동관 부회장이 이달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방문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한화)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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