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노재팬) 직격탄을 맞았던 렉서스의 국내 판매량이 친환경 트렌드에 힘입어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렉서스는 강점인 하이브리드에 이어 순수 전기차까지 투입하며 한국 시장 반등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와타나베 타카시 렉서스 인터내셔널 사장 21일 잠실 롯데월몰 커넥트투에서 열린 'RZ·RX 미디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한국은 글로벌 전동화 트렌드를 선도하는 시장으로 한국시장 특성과 환경에 적합한 탄소중립을 위한 전동화를 추진하겠다"며 "(이번 방한은) 토요타와 렉서스가 한국에서 사업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와타나베 타카시 렉서스 인터내셔널 사장이 21일 잠실 롯데월몰 커넥트투에서 열린 'RZ·RX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신차를 소개하고 있습니다.(사진=렉서스)
렉서스는 이날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RZ450e'를 공개했습니다. RZ450e는 렉서스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순수 전기차로 렉서스 브랜드 변화의 출발점이기도 한데요.
전기차 전용 e-TNGA 플랫폼을 기반으로 71.4kWh의 대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를 적용해 1회 충전으로 최대 377km까지 주행이 가능합니다. 시스템 총 출력은 312마력에 달합니다.
RZ450e는 수프림과 럭셔리 총 2개 트림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RZ 450e 수프림 8480만원 △RZ 450e 럭셔리 9250만원입니다.
렉서스는 7년 만에 완전 변경된 5세대 RX도 선보였는데요. 하이브리드 RX350h,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RX450h+, 터보 엔진 하이브리드 모델 RX500h F 등 총 3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됐습니다.
RZ450e(사진 오른쪽), 뉴 제너레이션 RX.(사진=렉서스)
'노 재팬' 이후 국내 시장에서 조용한 행보를 보였던 렉서스는 지난해부터 한국 시장에 연이어 신차를 내놓고 있는데요. 불매운동 여파가 점차 수그러들며 판매량이 회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렉서스는 올해 1~5월 5295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19.7% 증가했습니다. 불매운동이 지속되는 사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 친환경차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늘은 점도 판매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들어 불매운동에 대한 의미가 많이 사라지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가장 연비가 뛰어난 하이브리드차를 꼽으라면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차일 정도로 앞으로 다양한 모델이 국내에서 판매된다면 인기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렉서스의 국내 판매량 중 99%가 하이브리드인데요. 이제 렉서스는 RZ450e를 시작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늘려나갈 방침입니다. 2030년 1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2035년부터는 전기차 모델만 판매할 계획입니다.
다만 렉서스 전기차가 하이브리드만큼의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미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전기차와 유럽 전기차가 국내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뒤늦게 전기차를 내놓았기 때문인데요.
렉서스 하이브리드가 기술력에 가성비까지 갖춘 반면 전기차는 아직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성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RZ450e는 가격이 8000만원 이상인데다 주행거리도 400km가 되지 않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렉서스 하이브리드는 ES350h처럼 세단이 강세인데 SUV인 RZ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떤 식으로 공략할지가 관건"이라며 "하이브리드처럼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