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검찰이 주가조작 등을 엄단하는 '증권범죄와의 전쟁'을 본격화합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이후 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며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등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찾아 "한 번이라도 불공정거래를 한 경우에는 일벌백계로 다스려서 패가망신한다는 인식이 심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직 검찰총장이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건 처음입니다. 따라서 이번 방문의 의미는 검찰과 금융당국이 증권범죄에 대해 보다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 총장은 "최근 증권발 범죄 등을 비롯해 내부자거래·부정거래에 대한 국민들의 염려가 있고 시장의 신뢰도 깨졌다"라며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는 소액 투자자를 비롯한 시장 참여자의 기반을 약탈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검찰과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는 최근 발생한 여러 불공정거래 행위를 토대로 비상 조사·심리기관협의회를 만들어 공동 대응하고 있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해체됐던 증권금융범죄합동수사단은 지난해 5월 부활해 올해 5월 정식 직제화 했고, 대검찰청 반부패부 산하 반부패2과는 금융·증권범죄만 담당하도록 개편했습니다.
"낮은 처벌, 부당이득 판정 방식 개선해야"
다만 최근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본시장법상 443조(벌칙)에는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50억원 이상인 경우'에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합니다. 그러나 아직 재판에서 이러한 선고가 나온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게다라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는 벌금의 상한액이 5억원에 불과합니다. 부당이득 산정이 곤란한 경우 법이 정한 최저형이 적용되는데 이는 범죄자에게 유리하다는 모순이 있습니다.
이 총장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검찰이 엄정하게 수사해서 기소를 했지만 부당이득 판정 방식에 대한 논란으로 생각보다 적정한 형이 나오지는 못 했다"라며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자본시장법이 본회의를 통과해 엄정한 처벌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아직 시장에서는 처벌이 가벼워서 '남는 장사다'라는 인식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지만 이러한 인식을 반드시 깨뜨리겠다"라며 "주가 조작, 비공개 정보, 사기적 부정거래 행위에 대해 신속하게 대처하고 엄정한 처벌을 통해 범죄를 예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왼쪽)이 2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헤 손병두 이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