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자신감의 역설일까요. 바디프랜드 직영 전시·판매장인 바디프랜드 라운지가 신제품 '다빈치(Davinci)' 전시 순위에서 백화점에 밀렸습니다. 바디프랜드는 세계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는 제품 경쟁력을 먼저 확인 받겠다는 입장인데, 2021년 안마기기 시장 1위를 빼앗은 세라젬의 체험 전략과 대비됩니다.
23일 안마기기 업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전날 체성분 측정과 맞춤형 마사지 추천 기능을 갖춘 홈 헬스케어 트레이너 다빈치를 공개했습니다. 바디프랜드는 이 제품이 체성분 측정 결과에 따라 맞춤형 마사지를 제공하는 첫 상용화 제품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성규 바디프랜드 대표와 바디프랜드 헬스케어메디컬R&D센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조수현 센터장이 22일 서울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체성분 측정과 맞춤형 마사지 추천 기능을 갖춘 홈 헬스케어 트레이너 '다빈치(Davinci)'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바디프랜드는 이 제품의 백화점 전시·판매를 먼저 하고 7월부터 삼성 디지털 프라자에 순차 진열합니다. 바디프랜드는 전날 출시 행사에서 국내 백화점이 건강 관리 제품의 전쟁터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다빈치가 일본 파나소닉과 싱가포르 오씸 안마의자보다 경쟁력을 갖췄다는 걸 매출로 입증한 뒤에 바디프랜드 라운지에 전시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바디프랜드 매출에서 백화점 매출 비중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화점 우선 전시·판매 전략에는 650만원에 달하는 제품 가격도 영향을 줬습니다.
앞서 바디프랜드는 2월28일 직영 전시장 이름을 바디프랜드 라운지로 바꾼다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당시 바디프랜드는 "고객들이 바디프랜드 라운지의 주인이 되어 편안하게 마사지를 받으면서 건강을 케어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고객 맞이 프로세스와 운영 또한 체험 중심으로 바꾸어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3월 라운지 운영 방침에 대한 질문에는 "고객들이 보다 편안하게 라운지를 방문하고 심리적 허들을 낮출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들에 대해 현재 내부적으로 논의중"이라고 했습니다. 이달 2일에는 지난달 안마의자 1만2000여대를 팔았다며 "라운지를 체험 위주의 공간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도 재차 밝혔습니다.
그런데 '라운지의 주인'들은 이곳에서 다빈치에 대한 '심리적 허들'을 낮출 체험을 당분간 하지 못합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직영 라운지는 유통 채널에서의 성과를 몇개월 관찰 후에 전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바디프랜드 라운지는 백화점보다 규모가 큽니다. 바디프랜드 라운지는 126곳이고, 바디프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백화점은 47군데입니다. 체험 공간 숫자만 보면 약 세 배 차이가 납니다.
회사가 노리는 소비자가 특별히 적지도 않습니다. 지난 4월 목·허리 디스크 환자 300만명을 겨냥한 의료기기 '메디컬 팬텀'은 라운지에 전시돼 있습니다. 반면 운동에 관심 있는 전 연령층을 상대로 팔겠다는 안마의자 다빈치 전시는 우선순위에서 밀렸습니다.
바디프랜드는 라운지의 정체성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체험 중심으로 바꿔가는 건 라운지뿐 아니라 백화점도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운영 방침이 변한 건 아니"라며 "하반기 출시될 제품은 각 제품의 특성과 타깃에 따라 유통 전략을 가져갈 예정이고, 다빈치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8일 개장한 세라젬 웰파크 롯데월드 아이스가든점. (사진=세라젬)
바디프랜드가 '선택과 집중'에 나선 반면, 세라젬은 주력 신제품 '마스터 V7' 접점 확대를 위해 전시장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세라젬은 안마기기 체험형 카페 '웰카페'를 전국111곳에서 운영합니다. 새로 꾸민 '웰카페 3.0' 적용 매장 25곳까지 136곳입니다. 가족형 키즈 테마파크 '웰파크'도 합치면 138곳에 달합니다. 세라젬은 이 모든 체험장에 V7을 설치해놨다고 밝혔습니다. 최근에 만든 웰파크 기흥점과 잠실점에는 V7이 각각 8대와 5대씩 있습니다.
세라젬은 자사 직영 전시관에 앞서 백화점 등에만 주력 신제품을 전시한 사례가 없다고 합니다. 세라젬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과 타깃 고객이 다르거나 제품 특징, 회사 사정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면서도 "현재까지는 그런 제품이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