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구현모 전 KT 대표를 포함, 전·현직 임원들의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벌금형이 선고됐습니다.
KT(030200)는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1심 재판 결과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현재의 경영공백 사태의 원인으로도 지목하고 있지만, KT는 이러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입니다.
5일 KT는 국회의원들에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전현직 임원들이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개인에 대한 판결로 회사 차원의 공식 표명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회사측은 구 전 대표 재임 시절 금고형이 아닌 벌금형 이하 결정이 내려질 경우 문제가 될 만한 사법리스크는 아니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 결과에 대해 침묵을 택했습니다. 전임 대표가 직을 이미 내려놓은 만큼, 불필요한 잡음은 만들어내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광화문 KT 이스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일각에서는 예견된 사법리스크로 인해 초유의 경영공백 사태를 만들었다고 지적합니다. KT 새노조는 이날 논평을 통해 "국회의원 쪼개기후원 사건은 구 전 대표 취임시점부터 시작된 사법리스크였고 결국 오늘 현실화된 것"이라며 "돌이켜보면 지금 KT가 겪고 있는 초유의 경영공백 사태는 구현모 사장 취임 때부터 예정돼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KT는 구현모 전 대표가 지난해 11월 연임의사를 공식화한 이후 차기 대표의 공모 절차를 수차례 번복했습니다. 연임 우선 심사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사법리스크에 따른 적합성과 함께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공개경쟁 방식으로 차기 대표 선임을 재추진한 이후에도 논란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KT는 대표 사퇴와 KT 사외이사들의 잇따른 사퇴를 맞이했고, 지난 3월28일부터 박종욱 사장이 이끄는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새 이사회를 꾸린 KT는 경영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4월17일 구성된 뉴거버넌스구축 태스크포스(TF)도 별개로 운영 중입니다. 지난 4일에는 뉴거버넌스구축 TF는 KT 지배구조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15대 개선 방안과 선진화된 지배구조 구축을 위한 10대 권고안을 이사회에 전달했습니다. 대표이사 선임절차와 관련해서는 주총 내 의결 기준을 60%로 상향하고, 중임 우선 심사 제도는 폐지할 것 등의 내용을 담아 대표 선임에 있어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에 나섰습니다. KT는 12일까지 차기 대표 공개모집에 나서며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달 최종 1인 후보자를 결정하고, 8월 임시주총을 열어 대표를 선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럼에도 정권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감은 여전합니다. 새 대표 선임 이후에도 조직정비 등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경영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