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5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만나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5시30분경 측근인 윤영찬 민주당 의원과 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2시간 간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날 7시35분께 예방을 마친 이 전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문 전 대통령과 만나) 아주 구체적인 말씀까지는 없었지만,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옆에 있는 윤 의원이 "나라 걱정하는 이야기를 했다"고 거들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당부한 게 있었느냐'는 기자들 물음에 "있었지만 말하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 전 대표 일행은 문 전 대통령 권유로 금정산성 막걸리 다섯 병 정도를 마시며 저녁식사를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를 향해 '반국가세력'이라고 비난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의 언급은) 따로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20분께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이날 오후 부인 김숙희 여사와 함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방명록에 '대통령님, 대한민국이 원칙과 상식의 세상으로 다시 서도록 못난 후대들을 깨우쳐 주십시오'라고 적었습니다. 참배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지난달 24일 귀국 후 첫 대외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지난달 30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전남 영광과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에 구애의 손짓을 보냈습니다.
김대중-호남-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이 전 대표의 행보를 놓고 호남,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 끌어안기를 통한 민주당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호남 일정 당시인 지난 2일 이 전 대표가 "지역민들이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기대를 건 민주당에도 많이 실망한 것 같다"며 "민주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뤄 국민의 신뢰를 얻고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현 이재명 대표 체제를 우회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