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혁신위 '작심 비판'…'추미애 리스크'까지 겹겹악재

"위기에 절박하지 않아"…송영길·김영주·이상민 거론
추미애도 가세…전직 대표들, 나란히 전 정권 때리기

입력 : 2023-07-06 오후 5:15:04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6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6일 당을 향한 작심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당의 통합을 달성 목표 가운데 하나로 삼은 혁신위가 이에 방해된다고 판단한 인사들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건데요. 특히 송영길 전 대표와 추미애 전 장관 등 전직 대표들의 내부 저격에 내홍은 쉽게 수습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자기정치·자중지란"송영길·김영주·이상민 콕 짚어 저격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국민이 민주당에 대해 느끼는 실망감과 당 내부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인식 간에 상당한 괴리가 있다”며 “민주당은 기득권에 안주하며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혐오, 당의 위기에 대해 절박해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위기의식 결여의 징조 중 하나로 김 위원장은 당 안팎 인사들이 빚어낸 설화를 짚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일부 당 인사들이 탈당, 신당, 분당 등을 언급하며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당과 대한민국의 운명보다는 자기 정치에 급한 나머지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일부 의원은 입법기관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본회의장에서 안이하고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구설에 오르는 일도 발생했다”며 “민심과 유리된 민주당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고 그 괴리와 격차를 줄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언급은 최근 도마 위에 오른 당내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수사를 받는 송 전 대표와 국회 본회의 중 일본 여행 계획을 상의한 김영주 부의장, 분당 가능성을 시사한 이상민 의원 등이 해당합니다. 서복경 위원은 “사과하는 데 며칠이나 걸릴 일인지 이해가 안 간다”며 “옆집 불구경하는 거 아니지 않냐”고 김 의원과 이 의원을 직격했습니다. 송 전 대표를 향해서는 “검찰하고 싸움은 법정에서 하라”며 “조율되지 않은 말로 당 내외의 혼란 초래하는 일 없이 자중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갈 길 바쁜 민주당, 추미애 내부총질에 '사분오열'
 
혁신위가 거론한 당내 분열 기미는 어느 정도 수면 위로 드러나 있는 상태였습니다. 송 전 대표는 전 정부의 검찰개혁이 완성되지 않았다며 문 전 대통령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달 29일 문재인정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을 두고 “문 전 대통령이 해임했으면 이런 괴물 같은 대통령이 탄생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또 ‘국정농단 태블릿 PC 증거 조작설’을 제기하며 논란을 일으켰죠.
 
추미애 전 장관까지 당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며 혼란은 가중되는 양상입니다. 추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문 전 대통령에 대해 “재·보궐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검찰개혁 이슈가 퇴장해야 한다는 논리로 제 사퇴를 요구했다”고 주장했죠. 추 전 장관은 이낙연 전 대표에 날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는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났던 당시 상황을 두고 지난 3일 “이 전 대표는 그렇게 하면 안 됐다. 재·보궐 선거 때문에 제가 퇴장해야 한다고 하면 안 됐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응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민주당 내 강성 지지층을 포섭하려는 ‘탁란 정치’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조 의원은 “뻐꾸기는 남 둥지에 알을 낳아서 그게 뻐꾸기 알인 줄 모르고 품어주고 모이를 물어다 주는데, 나중에 뻐꾸기 새끼가 훨씬 더 커서 자기 새끼를 다 잡아먹고 둥지를 차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성호 의원도 추 전 장관의 행보에 대해 이 대표 측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봤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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