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당국, 'GS건설 붕괴사건' 등 건설업계PF 모니터링

PF 차환 여부 금융권 촉각
GS측 "5500억원 손실 감당할 것"

입력 : 2023-07-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GS건설(006360)이 인천광역시 서구 검단 아파트의 전면 재시공 결정을 내린 가운데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뇌관을 건드리지 않을지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금융권 PF대출과 관련해 건설업계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데요. GS건설과 관련된 금융시장 여파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감원이 나선 것은 PF대출이 부실화할 경우 유동화 증권 가치가 하락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어, 영향이 확산하기 전 선제적인 파악을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PF 차환 어려울수도
 
앞서 지난 6일 GS건설(006360)은 지난 재시공과 관련 약 5500억원의 비용을 올 상반기 결산에 손실로 반영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건설사를 직접 감독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시된 자료를 중심으로 GS건설의 상황과 더불어 금융기관의 대출 추세와 유동화 증권 추세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건설사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다면 발빠르게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GS건설 검단사태'로도 불리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붕괴사고는 시장에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4월29일 GS건설이 시공하던 인천광역시 서구 소재 검단신도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지하주차장 1층과 2층 지붕이 붕괴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GS건설은 전면 재시공과 입주 지연에 따른 피해보상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GS건설 사태로 인해 PF대출 차환에 문제가 생긴다면 금융권으로 문제가 불거질 수 있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PF 차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회사의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과거 유사한 사례를 살펴볼 때, 대외신인도 하락 및 서울시의 부정적인 행정처분 전망 등의 요인으로 인해 회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경제뇌관' PF 악재 연발
 
PF대출 상환에 문제가 생긴다면 증권사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영향은 전 금융권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GS건설 1분기 공시에 따르면 PF 대출 잔액은 1조6357억원입니다. 이 중 95.7%에 해당하는 1조5499억원이 증권사 대출입니다. 이어 은행이 390억원으로 2.4%, 캐피탈사가 300억원으로 1.9%를 차지합니다.
 
PF 부실화 문제는 올해 한국경제 최대 뇌관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금감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권의 PF대출 잔액은 129조9000억원에 달합니다. 12조6000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무려 17조3000억원이나 급증한 상태입니다. 같은 기간 금융권의 PF대출 연체율도 0.37%에서 1.19%로 0.82%p 늘어난 상황입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건설업종 전반에 걸쳐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PF대출 차환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GS건설의 지급보증 규모가 작지 않아 회사에 재무적 부담이 된다고 본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GS건설 PF대출 부실이 심화되면 연쇄적으로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놓일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증권사의 PF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 역시 금융시장에는 불안 요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이미 건설업계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분기 건축수주는 전년 동기보다 23.2% 줄었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4일 발표한 '2023 건설업 외부자금 조달시장 여건 점검'에서 "건설업 자금조달 여건이 주식·채권·간접금융 시장 모두에서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주식시장에서의 건설기업 자금조달 여건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코스피 시장 기준 건설업 상장기업 수 비중은 지난 2011년 5.97%에서 작년 2.63%로 감소했습니다. 시가총액 비중도 지난 2013년 1월 2.27%에서 지난 2월에는 0.8%로 낮아졌습니다.
 
GS건설 "5500억 손실 감당 가능"
 
다만 GS건설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여러 대비를 하고 있지만 PF대출 차환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며 "각각의 프로젝트는 별개 건이고, 5500억원의 손실 역시 감당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감원도 공포 심리를 자극하는 것은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GS건설이 먼저 재시공 의사를 밝힌데다 GS건설이 업계 상위 대형건설사인 점, 신용평가사 진단 역시 자체적인 대응 여력은 있다고 판단한 점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건설업계가 PF대출 차환에 어려움이 없도록 한시적인 규제 완화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서 교수는 "건설경제 악화에 대비해 정부 입장에서는 추가적으로 국고채 발행 물량을 줄이는 것이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PF대출 보증요건을 완화하는 조치는 일시적으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건설사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는 등의 한시적 완화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인천 계양구 검단신도시 한 아파트 건설현장. 지난 4월29일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는 지하주차장 1~2층 상부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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