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11일 찾은 강원도 영월군 상동광산 안. 질척질척한 땅과 습한 공기가 갱도 안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암흑 속이지만, 벽면을 따라 케이블선이 이어져 있습니다. 깊은 지하 광선에서 원활한 통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누설동축케이블입니다. 일반 갱도와 다르게 광산 내 디지털전환(DX)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설비입니다.
정명주 KT 강북강원광역본부 강원법인고객담당 팀장은 11일 상동광산에서 진행된 설명회에서 "누설동축케이블은 전송 중인 신호를 외부로 방사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일종의 안테나 역할을 한다"며 "현재 약 1.2㎞ 구간에 설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명주 KT 강북강원광역본부 강원법인고객담당 팀장은 11일 상동광산에서 진행된 설명회에서 광산 DX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발파 작업 등이 진행되고 있는 구축 도중인 갱도에는 누설동축케이블 대신 야기안테나를 임시로 설치해 통신을 지원합니다. 또한 300m 구간마다 광산전용 라인앰프를 설치했습니다 누설동축케이블이 전파를 송수신하는 과정에서 전파 손실이 발생하는데, 라인앰프가 손실된 전파를 증폭해 통신 품질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하도록 했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상동광산의 DX에는 지금까지 10억여원이 투입됐습니다. 정명주 팀장은 "갱도 전 구간을 다 커버할 계획"이라며 "작업자의 근로시간을 온전히 커버해 안전한 환경을 만들려는 게 핵심이다"고 강조했습니다.
KT는 이같은 광산안전 DX를 추진하면서 캐나다의 알몬티대한중석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스마트기기, 출입·위치관리, 인공지능(AI) 기반 광산안전시스템, 작업장 환경 모니터링 등 광산안전DX 솔루션 구축에 함께 나서고 있는 겁니다.
작업자들이 광산DX 솔루션을 작동하고 있다. (사진=KT)
스마트기기는 작업자가 착용하는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태그가 장착된 안전모, 스마트폰입니다.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전모에 부착된 스마트태그의 버튼을 누르면 관제센터로 SOS 신호를 보낼 수 있습니다. 출입·위치관리도 가능합니다. 작업자 실시간 위치, 위치별 작업 사항 확인, 작업자의 위험 지역 진입, 차량 접근 알림 등의 기능이 제공됩니다. 출입·위치관리는 갱도 내 정밀 측위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저전력 블루투스 비콘이 활용됐습니다.
DX 솔루션이 마련된 상동광산에는 인공지능(AI) 기반 광산안전시스템도 작동합니다. 관제센터에서 현장과 작업자들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데, 관리자는 작업자의 심박 수, 넘어짐 등을 실시간 관제하고 요주의자에 대한 휴식 등 선제적인 안전 조치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비상 상황 발생 시 작업자들에게 비상 메시지를 전송하고 탈출로와 피난처를 안내합니다.
작업장 환경 모니터링은 갱도 내 배치된 다양한 측정기로 여러 환경 요소를 실시간 감시하고 위험 수치에 도달하면 작업자와 관제센터에 경고 알림을 발송합니다. 가령 유해가스 측정기는 산화질소,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아산화항 등 5종의 공기 중 농도를 측정해 일정 수치를 넘기면 경보음이 발생합니다.
KT는 상동광산에 차후 개발될 채굴 장비 원격 제어와 차량 자율 주행 시스템 운영을 위해 통신 인프라에 비인가단말의 외부 접속을 차단하는 등 보안성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유창규 KT 강북강원법인고객본부장 상무는 "광산안전DX솔루션 구축 사업은 KT의 탄탄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통해 광산에서도 원활한 통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라며 "앞으로도 광산 안전과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알몬티대한중석과의 협력을 이어가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영월=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