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한국방송공사(KBS) 수신료를 분리 징수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재가했습니다. 수신료 분리 징수 문제가 마무리된 만큼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 지명도 예정대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부는 이날(한국시간)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관련 공영방송 TV 수신료를 전기 요금과 분리해 징수하는 내용이 담긴 관련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이어 리투아니아 현지에서 윤 대통령은 전자결재 방식으로 이를 재가했습니다.
현재는 한국전력이 KBS로부터 수신료 징수 업무를 위탁받아 전기요금과 TV 수신료를 통합 징수하고 있습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한전은 TV 수신료 2500원을 전기요금과 분리해 징수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한 총리는 "수신료 분리 징수는 현재의 납부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국민의 목소리에서부터 시작됐다"며 "국민들께서는 수신료 납부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게 되고 수신료에 대한 관심과 권리 의식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정부가 수신료 분리 징수를 통해 공영방송의 돈줄을 죄어 KBS 장악에 나선 것이란 주장입니다.
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이 꾸린 윤석열정권 언론장악저지 야 4당 공동대책위원회는 "민주화 이래 이렇게 노골적으로 언론장악을 시도한 정권은 없었다"며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졸속으로, 일방적으로 추진한 시행령 개정은 정권의 뜻대로 방송을 장악하는 출발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지키려는 국민 저항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개각에서 미뤄진 이동관 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 지명이 이달 말쯤 이뤄질 것으로 보이면서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가 더욱 노골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