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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7월 11일 16:4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페이퍼코리아(001020)가 219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채무상환에 나선다. 취약한 자체 현금흐름창출력과 부지매각 일정이 지연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페이퍼코리아는 2196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조달하고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2억4136만주가 주당 910원에 발행된다. 구주주 청약은 오는 9월6~7일이며 배정기준일은 8월2일, 신주상장 예정일은 9월26일이다. 신주 배정비율은 1주당 5.0807305903주다. 모집주선은
유진투자증권(001200)이 맡는다.
페이퍼코리아는 산업용지, 신문용지 제조 및 판매와 부동산개발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연합자산관리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인 유암코기업리바운스제칠차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 합자회사(PEF)가 53.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억주가 넘는 신주가 발행되지만, 페이퍼코리아는 최대주주 PEF의 경영권 변화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주주 청약률이 100%를 달성할 경우 최대주주 지분율은 약 0.06%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페이퍼코리아의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제지부문이 71.8%, 부동산분양부문이 23.7%를 차지하고 있다. 2014년 이후 전자기기 발달 등에 따라 세계적으로 제지 수요가 감소했고,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생산업체들의 감산이 진행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으로 2020년에는 국내 제지 생산량이 전년대비 약 0.07% 감소했다.
내수시장 위축 기조 지속으로 수출시장 의존도가 증가하면서 주요 신문용지 업체들의 수익성도 저하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저개발국가를 중심으로 신문용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내수시장 축소 영향으로 페이퍼코리아의 외형도 축소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페이퍼코리아의 매출은 2020년 4841억원에서 지난해 4100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031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큰 차이가 없다. 외형이 축소되면서 상각 전 이익(EBITDA)도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EBITDA는 384억원에 그쳤는데, 금융비용은 237억원, 이자보상배율은 1.09배에 그쳤다.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면서 재무부담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2780억원, 부채비율은 915.1%, 차입금의존도는 73.5%까지 치솟았다. 단기성차입금은 3785억원이지만, 현금성자산은 553억원에 불과해 자금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페이퍼코리아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존 군산에 위치한 신문용지 공장 부지 매각 및 이전을 추진했으나 군산지역 경기침체 및 이로 인한 부동산 경기 영향 등으로 잔여 부지 매각 및 개발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으로 보인다.
단기차입금 대부분은 최대주주 연합자산관리의 자회사인 유앤아이대부로부터의 차입으로 구성되어 있다. 페이퍼코리아는 유앤아이대부로부터 차입한 1176억원 중 1146억원을 1순위로 상환하고, 1순위 상환 후 잔여 만기일에 따른 우선순위로 잔여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다.
페이퍼코리아는 상환 2순위로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빌린 300억원, 사모 전환사채 만기 상환자금 20억원 및 올해 11월부터 매월 약 13억원의 분할 상환이 시작되는 장래매출채권담보대출 약 400억원을 4순위로 설정했다. 이후 자회사 나투라페이퍼의 공장 담보 대출 약 350억원 중 330억원을 5순위로 설정하고 상환에 나설 계획이다.
1~5순위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게 될 경우 페이퍼코리아의 장단기차입금 총액은 약 856억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주주 청약률이 부진할 경우 우선순위에 따라 자금을 차례대로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보유자금을 통해 해결에 나설 계획이지만, 외부로부터 신규 투자를 유치하거나 늘어난 대출 여력을 활용하겠다는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한편, 페이퍼코리아는 자본으로 인정되는 영구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1028억원도 조달할 예정으로, 총 3224억원의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영구전환사채는 최대주주가 전액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