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탄소 부담금' 부과 논란…중소 선사, '한숨'

IMO, 2050년 탄소중립 달성 합의…탄소세 도입까지 논의
탈탄소화 전환 느린 중소 해운사, 더 큰 비용 부담 느껴

입력 : 2023-07-19 오후 4:49:43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까지 해운산업 탄소중립 달성을 잠정 합의한 데 이어 탄소부담금 제도 도입까지 논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탄소부담 규제안에 대해 IMO 소속 국가별 찬반은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입니다. 
 
이에 향후 해운산업 탄소세가 도입될 경우 국내 해운업계에도 파장이 있을 전망입니다. 특히 탄소중립을 미리 준비 중인 대형 선사보다 탈탄소화 체제 전환이 느린 중소 해운사에 더 큰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MO 회원국들은 이달 초 영국에서 열린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80) 연례 회의에서 탄소 배출량 절감 방침을 명문화하는 협정에 공식 서명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는 2050년 해운업계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 합의의 주요 내용입니다. 
 
합의문에는 2030년까지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최소 20%를, 2040년 최소 70%를 감축해야 한다는 단계적인 목표치도 담겼습니다. 또 탄소감축률 달성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1톤(t)의 화물을 1해리 운송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지수화한 선박탄소집약도지수(CII) 등급 기준도 마련됐습니다.
 
IMO 2023년 온실가스 감축전략. (캡처=트레드링스 홈페이지)
 
여기에 IMO 회원국들은 탄소를 배출한 만큼 비용을 납부하는 탄소부담금 제도의 도입 여부도 회의에서 논의했지만 협의 도출에는 실패한 모습입니다. 해운강국인 유럽연합(EU)와 한국, 일본 등은 탄소부담금 부과에 찬성한 반면 중국과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등 개발도상국들이 반대 의견을 냈기 때문입니다.
 
해운업계는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비용 증가에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탄소부담금뿐만 아니라 친환경 선박을 새로 발주하는 데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서입니다. 이에 따라 대형 선사들은 친환경 선박을 발주하는 등 환경 규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011200)은 올해 초 HD한국조선해양(009540) 9000TEU(1TEU는 길이 6m 컨테이너 1개)급 메탄올 추진선 9척을 발주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선사의 경우 그렇지 못합니다. 대형 선사 대비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선사들은 친환경 선박 발주도 벅차지만 막대한 탄소 부담금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 중소선사 관계자는 "탄소부담금이 도입될 경우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규모가 더 작은 선사들은 정부 차원의 친환경 설비 지원도 요구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HJ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 벙커링선, 엔지 제브뤼헤(ENGIE ZEEBRUGGE)호. (사진=HJ중공업)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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