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몬·알바천국' 유료 전환·가격 인상…알고보니 '짬짜미'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플랫폼 독점 지위 악용
무료공고 기간 단축…문자 등 유료서비스 가격 인상
이용자 반발 고려…시차 두고 가격 인상 '꼼수'

입력 : 2023-07-24 오후 3:11:41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온라인 알바 구인·구직 플랫폼인 알바몬과 알바천국이 무료서비스를 축소하는 등 유료 전환을 위해 짬짜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역대 최고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단기 구인·구직 시장 위축을 고려해 유료서비스 가격도 담합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알바몬을 운영하는 잡코리아와 알바천국을 운영하는 미디어윌네트웍스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 총 26억원을 부과한다고 24일 밝혔습니다. 업체별 과징금 내역을 보면 잡코리아는 15억9200만원을, 미디어윌네트웍스는 10억8700만원을 각각 결정했습니다.
 
조사 내용을 보면 단기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플랫폼 시장은 2020년 기준 알바몬(64%)과 알바천국(36%)이 점유율을 양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독점 지위를 이용해 지난 2018년 5월부터 2019년 3월까지 2차례 무료서비스를 축소하고 유료서비스 가격을 올리기로 합의했습니다.
 
지난 2018년 역대 최고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16.4%)으로 단기 구인·구직 시장의 위축이 예상되자, 매출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서로 담합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알바몬을 운영하는 잡코리아와 알바천국을 운영하는 미디어윌네트웍스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 총 26억원을 부과한다고 24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알바몬과 알바천국의 법 위반행위 주요 내용. (사진=공정거래위원회)
 
해당 기업들은 유료서비스 이용자가 더 높은 가격에 더 자주 구매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2018년 5월31일 무료공고 게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줄이고 무료공고 게재 건수도 5건으로 제한했습니다.
 
무료공고를 등록할 수 없는 업종을 지입·경매 등 10여개로 늘리고 무료공고 사전 검수 시간도 12시간에서 24시간으로 늘렸습니다. 유료서비스 공고 게재 기간은 31일에서 21일로 줄이는 등 이용자들이 더 자주 구매하도록 조정했습니다.
 
해당 기업들은 첫 담합 이후에도 매출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지난 2018년 11월 2차 담합을 통해 무료서비스를 더욱 축소하고 유료서비스의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무료공고 게재 기간과 건수는 각각 5일, 3건으로 더 줄였습니다. 무료공고 등록이 불가한 업종도 자동차 판매 등 업종을 포함시켜 더욱 늘렸습니다. 유료서비스도 21일에서 14일로 더욱 줄이고 이력서 열람서비스·알바제의 문자 상품 등의 유효기간도 단축했습니다.
 
유료 상품인 '공고 즉시등록' 상품의 가격은 기존 7700원에서 8800원으로 1100원 인상했습니다. 두 회사간 차이가 있던 열람서비스·알바제의 문자 상품의 가격은 건당 440원으로 인상했습니다.
 
해당 업체들은 이용자들의 반발을 고려해 시차를 두고 합의한 사항을 적용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입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무료서비스를 축소하고 유료 전환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담합을 제재한 최초의 사례"라며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무료서비스 관련 거래조건 변경에 합의하는 것도 담합에 해당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알바몬을 운영하는 잡코리아와 알바천국을 운영하는 미디어윌네트웍스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 총 26억원을 부과한다고 24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좌)알바몬, (우)알바천국 로고. (사진=알바몬, 알바천국)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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