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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7월 24일 14:5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서 신한자산운용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집중 투자 ETF인 'SOL 2차전지 소부장 Fn ETF' 흥행이 주요인이다. 시장의 돌풍을 일으키며 대형사들도 뒤따라 경쟁에 나선 상품 흥행의 배경엔 개인투자자의 투자 선호에 맞춘 상품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자산운용 본사 (사진=IB토마토)
20%대 성장률 기록한 신한자산운용
21일 한국거래소 ETF 정보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순자산가치총액에서 신한자산운용은 총 1조5978억원을 기록해 시장 8위를 기록했다. 아직 시장의 지위는 하위권이지만 지난 4월부터 자산가치총액은 20%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신한자산운용의 순자산가치총액은 4월 1조187억원에서 5월 1조2943억원으로 27.0% 증가했고 6월엔 그 성장세가 23.4%에 달했다.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이 3.6%, 2.1%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2.8%, 3.6%의 자산가치 증가율을 보인 것에 비해 괄목할 성장세다. 중위권인 한국투자자산신탁과 한화자산운용은 같은 기간 5.3%와 9.3%, 2.0%와 2.1%의 성장률에 머물렀다.
신한자산운용의 이 같은 성장률은 신한자산운용의 대표 상품인 SOL 2차전지 소부장 Fn의 흥행이 주요한 원인이었다.
코스콤의 ETF정보사이트 ETF체크에 따르면 21일 기준 지난 3개월간 자금유입 현황에서 신한자산운용의 SOL 2차전지 소부장 Fn는 총 2017억원이 유입돼 국내 전체 주식형 ETF 중 유입 금액으로 4위를 기록했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호흥을 받아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해당 상품을 총 1249억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준호
상상인증권(001290) 연구원은 "전체 시총 내 2차전지 테마의 시총 비중은 계속해서 상승하면서 20%대에 근접했다"면서 "이같은 상승세는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를 통한 순매수세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진단했다.
출시 당시 뒷북 우려…결과로 반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출시 시점 근처인 5월1일 기준 608.74%, 189.90% 급등한 상태였고,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 또한 86.11%, 52.74% 코스모신소재도 236.87% 급등했었다.
아울러 출시 시점 국내 2차전지 산업에 공매도 잔고 늘어나 5월31일 기준 공매도 잔고 상위 50종목에서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총 1조원을 상회해 전체 주식의 6.7%가 공매도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에코프로비엠은 8627억원 3.5%의 공매도 잔고를 기록했다.
우려의 시선과 좋지 못한 시장 상황을 신한자산운용은 결과로 불식시켰다. 4월부터 시작된 2차전지 투자붐으로 신한자산운용의 SOL 2차전지 소부장 Fn은 날개를 달았다.
SOL 2차전지 소부장 Fn의 주요 포트폴리오 종목인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POSCO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은 상승 곡선을 그려나갔다. 5월말부터 7월21일까지 에코프로는 103%, 에코프로비엠은 53.1%, POSCO홀딩스는 53%, 포스코퓨처엠은 40% 상승했다.
2차전지 주에 이어진 공매도 잔고도 줄어들어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는 429만3426주로 전날 518만7407주에 대비 89만3981주 17.2% 감소했다. 에코프로도 지난 17일 131만803주이던 공매도 잔고가 불과 하루 사이에 111만1618주로 줄었다.
이에 따라 SOL 2차전지 소부장 Fn의 수익률도 상승해 21일 기준 SOL 2차전지 소부장 ETF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8.29%를 기록해 국내 2차전지 ETF 중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미래에셋과 삼성도 SOL 2차전지 소부장 Fn과 비슷한 ETF를 잇따라 출시했다. 뒷북 출시가 아닌 시장 선도를 결과로 증명한 것이다.
증명받은 ETF 전문가 조재민 대표 리더십...개인 맞춤 상품 전략 적중
지난 1월3일 서울 여의도 신한자산운용 본사에서 열린 신한자산운용 출범식에서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왼쪽 세번째)와 신한자산운용 임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신한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의 이 같은 약진은 작년 초 조재민 전 KB자산운용 대표가 신한자산운용의 대표이사를 맡고 부터다. 조 대표는 KB자산운용 대표 시절부터 KTB자산운용의 시장점유율을 10%로 끌어올린 ETF 전문가로 평가된다.
조 대표의 첫 성과는 작년 6월 출시한 'SOL 미국S&P500'였다. 국내 증시에서 최초로 등장한 월배당 ETF 상품으로 자산운용업계에서 '월배당 열풍'을 이끌기도 했다. 신한운용이 뒤이어 미래에셋과 삼성 등 타 운용사에서도 잇따라 월지급식 상품을 출시했고 기존 ETF 상품을 월지급식으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이후 신한자산운용은 SOL 2차전지 소부장 Fn를 출시하기 전 ETF 시장에서의 투자 주체가 기존 기관에서 개인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간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투자자들의 수요를 살펴 2차전지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확대되었다고 판단, SOL 2차전지 소부장 Fn를 출시했다. ETF 전문가 조 대표의 시장 전략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SOL 2차전지 소부장 Fn의 성공 이후 대형사를 중심으로 유사한 전략의 ETF들이 뒤늦게 상장되며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신한자산운용은 이에 대해 보다 세분화된 상품 전략으로 ETF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춘 전략으로 승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ETF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ETF 상품 전략은 보다 세분화되고 디테일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산업의 흐름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투자자들의 수요 요구에 부응하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