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대표에 재차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위례·대장동 특혜 의혹으로 체포동의안이 표결된 데 이어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재부상하는 모습입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경우, 민주당이 결의한 ‘정당한 영장 청구에 대한 불체포특권 포기’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 주목됩니다.
방탄 프레임 또 앞세울 땐…이재명 '자기부정'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검찰이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며 이 대표를 대상으로 한 소환 조사와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국회는 7월 임시국회가 끝난 다음 날인 오는 29일부터 8월 임시국회가 열리는 다음 달 16일 사이 비회기 기간을 가질 예정인데요.
민주당 내에서는 검찰이 이 기간에 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선언하고 민주당이 최근 결의한 불체포특권 포기의 무력화를 겨냥할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6월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저에 대한 정치 수사에 대해서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7월 29일부터 8월15일까지는 회기가 없는데, 그때 보내지 않고 8월 16일부터 시작되는 8월 임시국회 때 보낼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정성호 의원도 지난 20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 대표에 대한 망신주기식 여론몰이를 하려 한다면 십중팔구 회기 중 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8월 영장청구설’은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가 검찰에 한 진술이 공개되며 힘이 실렸습니다. 최근 이 전 부지사는 검찰에 “쌍방울에 도지사 방북 추진 협조를 요청했는데, 관련 내용을 이재명 지사에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쌍방울에 방북 추진 협조를 요청했다는 의혹을 이 전 부지사가 줄곧 부인하다, 입장을 일부 번복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이 전 부지사는 지난 21일 자필 입장문을 내고 “저 이화영은 쌍방울에 스마트팜 비용뿐만 아니라 이 지사의 방북 비용 대납을 요청한 적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불체포 포기한 민주당…검찰 몰려가 '이재명 방탄'
이 전 부지사의 입장 번복이 거듭되는 가운데 그의 진술을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박범계·주철현·김승원·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수원지검을 항의 방문해 “반인권적 조작 수사와 거짓 언론플레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이 대표 측에서 SOS 신호를 보내니 나중에 그들이 권력을 잡으면 사면해 줄 가능성을 기대하며 자백을 번복하는 해프닝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에 대한 영장 청구가 회기 기간에 이뤄질 경우, 민주당은 앞서 천명한 ‘조건부 불체포특권 포기’의 첫 시험대에 서게 됩니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이 정당한 영장 청구에 대해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습니다.
불체포특권 포기의 조건으로 붙은 ‘정당한 영장청구’에 대한 판단은 ‘국민의 눈높이’에 따라 내린다는 방침입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민이 볼 때 이례적으로 부당한 영장 청구라 판단하지 않는다면, 저희들이 불체포특권을 내려놔야 하지 않겠나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검찰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 대표에 영장을 청구하면, 지난 2월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구속영장이 청구한 이후 이 대표에 대한 두 번째 영장 청구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지난 2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지는 5개월여 만입니다. 이 대표는 지난달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예상을 깨고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