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주혜린 기자] 55~79세 고령층 인구의 평균 연금 수령액이 75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절반 가까이는 연금을 받지 못했고 수령자 절반은 50만원도 받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고령층 10명 중 7명은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근로 희망 사유로 '생활비'를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사각지대 등 고령층 절반이 연금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합니다. 특히 저출산 시대에 고령층의 노동력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3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의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고령층 인구는 1548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8만4000명(2.5%) 늘었습니다. 고령층 인구는 15세 이상 인구 4537만9000명의 34.1%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3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의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고령층 인구는 1548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8만4000명(2.5%) 늘었습니다. 사진은 노인인력개발센터 취업정보 게시판. (사진=뉴시스)
고령층 경제활동인구 932만명…34만9000명 '껑충'
고령층 경제활동인구는 932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만9000명 증가했습니다. 고령층 취업자는 912만명으로 34만9000명 증가했습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0.2%로 0.8%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고용률은 58.9%로 0.8%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고령층 중 지난 1년간 취업 경험자 비율은 66.7%로 전년 동월 대비 1.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고령층 인구와 취업자, 경제활동참가율, 고용률, 지난 1년간 취업 경험자 비율은 모두 지난 200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입니다.
55~64세 취업 경험자 중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의 평균 근속 기간은 15년7.9개월로 전년 동월 대비 3.2개월 늘었습니다.
또 55~64세 취업 경험자 중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 연령은 49.4세로 전년 동월 대비 0.1세 증가했습니다.
고령층 취업자의 직업별 비중을 보면 단순 노무 종사자가 23.2%로 가장 많았습니다. 반대로 사무 종사자는 7.6%, 관리자는 2.1%에 그쳤습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3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의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고령층 인구는 1548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8만4000명(2.5%) 늘었습니다. 자료는 고령층 인구·취업자·고용률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연금 수령자 늘어나는데…절반 가량 '25~50만원 미만'
전체 고령층 중 지난 1년간 연금 수령자 비율은 50.3%(778만3000명)로 전년 동월 대비 0.9%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연금 수령자 비율이 5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나 나머지 49.7%는 연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75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금 수령액은 25~50만원 미만이 44.6%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50~100만원 미만 30.2%, 150만원 이상 12.2% 순이었습니다.
10~25만원 미만의 비중은 6.0%를 차지하는 등 연금 수령자의 절반 이상 수령액이 월평균 50만원을 넘지 않았습니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는 고령층이 절반에 이르는 결정적인 이유는 사각지대가 많은 것"이라며 "연금을 수급하더라도 전반적으로 액수가 얼마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국민연금에 대한 가입률을 계속 더 높이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게 살고 있는 노인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공공부조를 통해 지원을 확대하고 기초연금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3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의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고령층 인구는 1548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8만4000명(2.5%) 늘었습니다. 사진은 노인인력개발센터의 일자리 교육. (사진=뉴시스)
장래 근로 희망 '68.5%'…통계 작성 후 '최고 수준'
전체 고령층 중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1060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만4000명 늘었습니다. 비중은 전년과 같은 68.5%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근로 희망 사유로는 '생활비에 보탬'이 55.8%, '일하는 즐거움'이 35.6% 순으로 많았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각각 1.3%포인트 감소, 0.9%포인트 늘었습니다.
장래 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층 인구 중 '계속 근로를 희망'하는 연령은 평균 73세까지로 조사됐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장래 근로 희망 사유 중 절대적인 규모는 생활비 보탬이 가장 크지만, 전년보다 많이 감소했다"며 "노후에 생활비도 필요하지만, 증감하는 추세를 보면 일하는 활동 자체를 중요시하는 부분이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이라는 것은 개인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찾도록 하는 데 중요하다"면서 "체력과 열정이 되는 한에서 독립적으로 노년기를 보내겠다는 것은 건전한 현상이지 사회 문제로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일자리가 늘어나는 연령대는 노년층밖에 없고 초저출산 상황에서 노동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허드렛일, 일용직, 저숙련 등의 직종으로만 내몰릴 것이 아니라 퇴직하는 분들이 본인의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서 일하도록 직장 간 미스매치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세종=정해훈·주혜린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