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올해 상반기 몰래 들여오다 적발된 마약 중량이 사상 최대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적발 건수당 마약 중량도 늘어나면서 마약 밀수 규모가 대형화되는 양상입니다.
관세청이 25일 발표한 마약류 밀수 단속 동향에 따르면 329㎏ 상당의 마약 밀수가 적발돼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9% 늘어났습니다. 이는 505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입니다.
적발 건수는 작년 상반기보다 12%(45건) 감소한 325건이었습니다. 적발 1건당 마약 중량은 1.01㎏으로 작년 연간 적발 중량(0.81㎏)을 넘어섰습니다.
즉, 마약 밀수 규모가 점점 대형화되는 모습입니다. 국내 마약 유통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고 마약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관세청은 판단했습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거래되는 필로폰 1g당 가격은 평균 450달러로 미국(44달러), 태국(13달러) 등보다 높았습니다.
밀수 경로별로 보면 국제우편(165kg·149건), 특송화물(86kg·92건), 여행자(66kg·81건), 일반화물(12kg·3건) 순으로 적발 건수가 많았습니다.
특히 여행자를 통한 밀수가 작년 상반기 40건에서 81건으로 2배로 늘었습니다. 비대면 경로인 국제우편이나 특송화물 적발은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밀수 형태가 코로나 이전으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몰래 들여오다 적발된 마약 중량이 사상 최대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주요 마약류는 필로폰(140kg·69건), 대마(83kg·103건), 케타민(24kg·30건), 합성 대마(21kg·37건), 일명 '엑스터시'라 불리는 MDMA(12kg·45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필로폰 적발 중량이 작년 상반기보다 60.9% 늘었습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클럽용 마약'으로 활용되는 MDMA와 케타민도 지속적인 증가 추세입니다.
국가별로는 미국(80kg·105건), 태국(80kg·40건), 라오스(39kg·11건), 베트남(32kg·54건), 중국(19kg·17건) 등에서 많이 밀수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주요 마약류 출발국별 적발 중량이 전반적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으로부터의 밀수가 작년 상반기보다 115% 늘었습니다. 이는 상반기 진행한 태국과의 마약 밀수 합동 단속 작전 등에 따른 결과입니다.
관세청은 주요 마약류 출발국과 합동단속, 세관직원을 직접 해외로 파견해 국내로의 밀반입 시도를 사전차단하는 방식으로 국제 마약단속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해외 마약 수사기관과의 공조수사를 한층 강화하는 등 올해 상반기 국제 통제배달로 12건의 마약 밀수가 적발됐습니다. 국제 통제배달은 마약류가 출발한 국가와 도착한 국가에서 동시에 공급자와 수입자를 검거하는 것으로, 국제 공조 차원의 작전입니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최근 하루 평균 2건, 2kg에 가까운 마약밀수 시도가 적발돼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며 "지난 2월 발표한 마약밀수 단속 종합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등 관세행정의 최우선 순위를 마약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데 두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몰래 들여오다 적발된 마약 중량이 사상 최대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진은 사진은 마약 압수품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