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예탁금 올해 최다…'제2 동학개미운동'

에코프로그룹주에서 착안한 매매 기법
에코프로 관련주 급등에 공매도 백기 양상
2차전지 모멘텀 포스코그룹주 개인 집중 매수
추가 상승 여력 '여전한 물음표'

입력 : 2023-07-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증시로 빠르고 몰리고 있습니다. 투자자 예탁금은 올해 들어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요. 2차전지 관련 시가총액 상위주로 자금이 몰리면서 '제2의 동학개미운동'이란 이야기가 나옵니다. 외국인과 대항한 개인 화력 집중이 실제 수익률 성과로도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다만 2차전지 등 급등 섹터를 제외하고는 자금이 돌지 않아 극명한 대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4조1536억원으로 일주일전(50조8920억원)보다 3조3000억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올해 들어 최고 수준입니다. 예탁금 증가는 최근 급등세를 타고 있는 2차전지 시가총액 상위주에 개인의 자금이 몰렸기 때문인데요. 개인의 매수세가 실제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POSCO홀딩스(005490)는 이달 들어서만 개인이 3조원 가량 사들이며 90% 이상 급등했습니다. 개인 순매수 상위 1위에 올랐고요.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은 개인 매수세로 같은기간 142% 올랐습니다. 에코프로(086520), 에코프로비엠(247540) 역시 이달에만 각각 고점 기준 100% 내외 급등세를 탔습니다.
 
반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급등에선 외국인 순매수가 주요했는데요. 오히려 주가 급등을 개인들은 차익 실현 기회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숏포지션 비중이 높은 외국인이 숏커버 성격의 매수에 가담하며 주가가 급등하자 개인은 오히려 주식을 판 셈입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제2의 동학개미운동을 연상하는 것처럼 주가 급등락을 탄 2차전지 관련주에 개인이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개인 매수로 급등한 종목들에 대한 공매도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요. 지난 21일 POSCO홀딩스 공매도 잔고수량은 101만4000여주로 지난달 초(6월8일 23만4288주)보다 4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또한 같은기간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개인들은 포스코그룹주에 대한 공매도가 늘어남에도 에코프로그룹주처럼 주가가 오르자 숏스퀴즈를 기대한 순매수를 집중하는 양상입니다.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개인은 POSCO홀딩스를 6403억원 순매수했습니다. 20일부터 26일까지는 2조3489억원 사들이며 강력한 매수세를 보였습니다. 이달 개인 매수대금(3조400억원)의 80% 가량이 최근 5일 동안 유입된 것입니다.
 
POSCO홀딩스에 대한 증권가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달래 발간된 증권사 보고서 기준 목표주가 평균은 74만원으로 6개월래 평균치인 65만원 대비 14% 가까이 높아졌습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기준 주당순자산(PBR)은 각각 1.33배와 1.25배인데 역대 최고치를 보면 지난 2007년 1.8배였다"면서 "향후 5년간 펼쳐질 압축 성장과 2차전지업체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과도하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개인들의 포스코그룹 집중 매수는 에코프로그룹주의 주가 흐름에 착안한 투자법으로 해석됩니다. 에코프로그룹주에 개인이 집중매수를 나선 시점에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오히려 공매도에 집중하던 외국인의 숏커버링 성격의 매수가 감지됐기 때문입니다.
 
실제 최근 한달간(6월26일~7월26일) 외국인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각각 1조917억원, 5251억원 순매수했습니다. 또한 급등한 시점에 대차거래 상환물량이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의 일평균 대차거래 상환 수량은 13만주인데 비해 주가가 급등한 지난 25일은 43만주로 나타나 공매도한 물량을 대량 상환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대차거래 상환수량은 공매도 등을 통해 매도했던 주식을 재매수 후 대여자에게 상환한 물량입니다. 
 
또한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 수량도 줄어드는 추세인데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107만주로 지난달 초 180만주보다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 명단에는 골드만삭스·메릴린치·모간스탠리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공매도 잔고수량이란 공매도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 매도하고 아직 상환하지 않은 주식 수입니다. 그만큼 공매도 물량을 상환하면서 매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매수 여력은 여전히 충분해 보인다"면서 "한국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초과저축은 GDP의 6%인 129조원 수준"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주가추이 및 대차거래상환 추이.(표=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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