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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7월 26일 17:3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에이비프로바이오(195990)의 당기순손실이 수년간 지속되면서 자본잠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향후 수년간 재무 상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가능성까지 높아질 수 있다. 실제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상용화된 파이프라인이 없어 제품 개발 가시화도 어려운 상황인데다 셀트리온의 인수 가능성도 불확실해지면서 향후 재무 상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 36억원 기록…결손금 누적에 자본잠식 위험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비프로바이오는 별도 기준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 36억원을 기록했다. 에이비프로바이오의 당기순손실은 상장 이후 2017년부터 계속됐다. 당기순손실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135억원)을 시작으로 2018년(115억원), 2019년(338억원), 2020년(527억원), 2021년(44억원), 2022년(68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당기순손실의 가장 큰 원인은 영업적자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실제 영업적자 추이를 살펴보면 에이비프로바이오가 코스닥에 상장한 2019년 영업이익 -213억원을 기록했고, 이후 2020년(15억원), 2021년(-45억원), 2022년(-5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2020년을 제외하면 계속해서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당기순손실이 결손금으로 누적되면서 자본잠식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납입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로, 결손금이 누적되면서 발생한다. 특히 자본잠식에 들어갈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코스닥 기업은 50% 이상의 자본잠식률이 2년 연속으로 지속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기업으로 전환된다. 올해부터 상장 폐지 기준 중 '5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할 경우'가 사라지면서 상장폐지 가능성이 줄었지만, 자본잠식이 새로운 문제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올해 1분기(별도기준)까지 누적된 자본총계는 1546억원으로 자본금(1368억원)의 규모를 따라잡고 있다. 현재 결손금(785억원)에서 올해 178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한다면 자본잠식에 접어든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최근 당기순적자가 크게 줄어들기는 했지만, 지난 2020년에는 527억원의 당기순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에이비프로바이오CI.(사진=에이비프로바이오)
상용화 파이프라인 없어…결손금 규모 확대 전망
여기에 에이비프로바이오는 현재 상용화 파이프라인이 없어 결손금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머시닝센터를 개발, 생산 및 판매하는 기업으로 2015년에 바이오 산업에 뛰어들며 별도의 특례 제도 없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특히 에이비프로바이오는 현재 파이프라인이 모두 전임상단계에 있어 당장 큰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신약이 출시되기까지는 전임상단계를 거쳐 임상1상, 임상2상, 임상3상 순으로 진행된다. 한 단계에 2~4년씩 소요되기 때문에 수익성을 보이기 힘들다.
에이비프로바이오의 재무건정성 악화가 드러나면서 주주들의 곡소리도 커지고 있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안정적인 유동비율과 낮은 부채비율로 주주들의 이목을 끌어왔다. 그러나 실제 유동비율을 살펴보면 2020년 412.95%를 기록한 이후 2021년(275.21%), 2022년(286.04%), 2023년 1분기(215.08%)로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통상 유동비율은 150%이상일 때 재무상태가 안정적이라고 판단한다. 여기에 200%이상을 기록할 경우 단기적인 지불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현재 안정적인 유동비율이라고 볼 수 있지만, 다른 재무건정성과 결합해 봤을 때 재무건정성이 심하게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부채비율도 고점을 찍은 2017년 70.21%에서 지난해 11.73%까지 개선세를 보였지만, 올해 1분기 17.58%로 반등했다.
한편,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셀트리온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예고하면서 주가가 반등했던 바 있다. 에이비프로바이오의 자회사인 에이비프로코퍼레이션이 셀트리온과 이중항체 항암 치료제 'ABP-102'의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공동연구를 진행 중인 기업 중 인수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대규모 M&A의 핵심은 셀트리온 상장 3사(
셀트리온(068270),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셀트리온제약(068760))로, 이 과정도 올해 말로 예정돼 있어 사실상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에이비프로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셀트리온과 협업하고 있는 파이프라인 ABP-102는 1차 마일스톤을 받은 상태로 현재 2차 마일스톤을 받는 단계로 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또한, 코로나가 끝나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기존에 있던 물질을 변형해서 다른 방향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