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일부 건설사엔 철근 안준다"..갈등 고조

"불매운동 등으로 업종간 신뢰 깨져"

입력 : 2010-11-01 오후 5:38:18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제강사와 건설사가 철근 출하가격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현대제철이 건설사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 회원사들에 대해 철근 출하를 자제할 방침이라고 밝혀 업계간 대립이 거세질 전망이다.
 
현대제철(004020)은 1일 “제강사와 건설사간에 철근가격을 놓고 이견이 큰 상황에서 건설사의 특정 업체에 대한 불매운동과 선공급 후결제 시스템 악용 등으로 업종간 신뢰가 깨졌다"며 "현대제철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철근부분에서 적자상황에 직면했고 시장을 교란하는 건자회 소속 건설사에 대해 출하 자제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양측의 갈등은 철근 원재료인 철스크랩 가격이 상승하면서 제강사들이 원료 인상분을 제품가에 반영하자, 건자회가 가격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제강사에 대한 불매운동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현대제철은 10월 철근 가격을 톤당 81만원으로 책정했지만, 건자회는 71만원 수준으로 정해 서로 제시한 가격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철스크랩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에너지 요금이 인상되는 등 제조원가가 상승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건설업계 침체로 철근 수요마저 줄면서 생산량 축소가 불가피해져 가동률 저하에 따른 고정비 상승까지 어려움이 겹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철근은 수입시 무관세라는 점과 보관이 쉬운 점,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이 특징"이라며 "건자회가 이를 악용해 구매담합을 하고 국내 업체들의 정상적인 영업행위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건자회는 최근 국제 철스크랩 가격을 볼 때 71만원 이상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태도다.
 
또, 제강사들이 재고 물량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높은 철근 가격을 고수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양측은 서로 강경입장을 굽히지 않을 태세여서 철근가를 둘러싼 업계 갈등은 계속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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