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하반기 사업 계획 발표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안창현 기자] 제2기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유가협)가 31일 출범했습니다. 유가협은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정치권에 요구한다는 방침입니다. 유가협은 이날 민주당과도 만나 이태원 참사 특별법 문제를 논의했는데요. 민주당은 특별법 통과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참사를 정쟁화하려 한다며 부정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상민 탄핵 기각에…유가족 "특별법 제정 필요"
유가협과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제2기 운영위 출범과 향후 활동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제2기 유가협 위원장으로는 고 이주영씨 아버지 이정민씨가, 공동부위원장으로는 고 유연주씨의 아버지 유형우씨와 고 박가영씨의 어머니 최선미씨가 각각 선출됐습니다.
유가협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 활동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이정민 운영위원장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된 채 논의가 안 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을 보면서 유가족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향후 활동 방향을 명확히 확인했다. 특별법 제정 촉구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가협은 정부여당을 향해 특히 날을 세웠습니다. 유형우 부위원장은 “지난 9개월 동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없이 정부와 여당은 무슨 수사를 하고 재판을 한다는 건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유가족들과의 대화에 응하고 진상규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정민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31일 오후 국회 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명 대표.(사진=연합뉴스)
유가협 만난 이재명 "정부여당, 면죄부 받은 듯 공격적"
유가협은 이날 국회를 찾아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관계자들도 만났습니다. 유가협은 특별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책임자를 처벌하고 유사한 참사의 재발을 막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에 민주당은 참사의 이태원 특별법 제정을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특히 최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서 기각 결정을 받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향한 비판이 거셌습니다.
이 대표는 “정치권에 몸담은 사람의 한 명으로서 참혹한 참사에 대해 함께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책임이라는 게 꼭 법에 정해진 형사 처벌과 법이 정한 파면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진지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이 일이 왜 생겼는지, 정치적으로나 도의적으로 부담 져야 할 건 없는지 등 모두가 책임의 한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황당하고 분노한 지점은 마치 면죄부를 받기라도 한 듯 공격적 태도를 취하는 여당과 정부의 태도”라며 “분명한 책임을 지지 않고 구체적 대책도 마련하지 않으니 오송 지하차도 사고처럼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탄핵 기각' 앞세워 특별법 반대하는 여당
여당은 야당이 주도한 이 장관 탄핵소추안이 기각됐으니 특별법으로 조사할 법 위반 사항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헌재는 이 장관에 국민을 보호할 헌법상 의무를 위반했다 볼 수 없다고 했다”며 “특별법 강행은 헌재 판결 취지는 안중 없이 윤석열정부를 흔들어 본인의 정치적 이익만 챙기겠다는 이기적 태도의 극치”라고 했습니다.
유가협은 8월 7일부터 12일까지 행안위 위원들에 특별법 심의를 촉구하는 엽서 보내기 캠페인을 시민들과 함께 진행합니다. 이후 22일부터 24일까지는 4대 종단 종교인들과 오체투지 행진이 예정돼 있습니다. 마지막 날인 24일은 참사 발생 300일로, 유가협은 행진을 마치고 추모제를 열 계획입니다. 참사 1주기에는 종단 기도회와 추모문화제 등 추모대회와 다큐멘터리 제작·상영, 진상규명 조사계획 수립·발표, 유가족·생존자 구술 기록집 발간 등이 개최됩니다.
윤혜원·안창현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