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세 매서운데…국산 치료제 승인 '하세월'

입력 : 2023-08-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최근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5만명 안팎으로 증가하면서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이 가능한 치료제는 모두 외국산으로, 정부가 재유행 도래에 대비해 국산 치료제 허가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바이오(048410)사이언스의 코로나19 치료제 '제프티'가 긴급사용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바이오는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프티의 품목 허가 사전 검토를 신청했습니다. 필요한 자료의 적합성을 미리 석약처에 검토받는 절차로, 실제 허가나 심사 시 제출자료 미흡 등으로 인한 허가 지연을 줄일 수 있습니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긴급사용승인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식약처와 질병관리청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고 말했습니다. 긴급사용 승인제도는 감염병 대유행이 우려돼 긴급히 진단시약이 필요하지만 국내에 허가제품이 없는 경우 한시적으로 제조 판매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식약처와 별개로 질병청은 제프티의 긴급사용 승인을 위한 검토에 나섰는데요. 
 
질병청 관계자는 "식약처의 사전 검토 결과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면 이를 참고하는 한편 여러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긴급사용승인 허가까지 5일이 걸려 국내 치료제 승인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현재 품질, 임상 등과 관련해 자료 보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동제약은 올해 1월 '조코바(엔시트렐비르)' 긴급사용승인이 거절된 뒤 품목 허가 신청을 한 상태입니다. 일본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긴급 승인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결국 질병청이 식약처에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무산됐습니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5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승인이 무산된 조코바 사례처럼 제프티의 긴급사용승인 허가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아지는 데다 긴급성을 요구하는 펜데믹 상황이 아니고, 이미 확보해 놓은 기존 출시 치료제의 재고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결국 향후 코로나19 유행 추이와 국내 의약품 재고 현황, 약의 효능이 승인 여부를 가르는 주요 판단 요소가 되겠지요. 
 
제프티는 세포의 자가포식작용을 정상화해 세포 스스로 세포 내에 침투한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숙주 표적 항바이러스'입니다. 현대바이오 측은 제프티의 주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의 경우 지난 20여 년 동안 글로벌학술지 등을 통해 세포실험 결과 15개 계열의 32개 바이러스에 항바이러스 효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자급화와 국산화는 치료제 주권 확보 측면에서 중요한 문제"라면서 "국내 기업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전무한 상황에서 정부의 신속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당장 크지 않더라도 제반 기술이 축적된다면 다음 팬데믹 시 빨리 대처할 수 있는 국내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면서 "검증 과정에서 부작용이 없고 효능이 입증된 국내 치료제라면 승인·허가를 통해 널리 보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일 서울 동대문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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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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