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수연기자] 통신사들이 잇달아 전략 태블릿PC를 출시하면서, 국내에서도 태블릿PC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스마트폰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무선인터넷 시장의 중요성을 경험한 통신사들이 태블릿PC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신규 가입자 기준 태블릿PC 시장 규모를 올해 20만대, 내년 신규 100만대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 중 SK텔레콤이 50~60% 가량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지난 9월 7인치 국산 태블릿PC ‘아이덴티티탭’을 출시한 바 있는 KT는 “내년까지 태블릿PC 누적 가입자 100만명을 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1조1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들은 이미 태블릿PC가 우리 통신서비스 시장에 획기적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 통신사들 "새 시장 열린다!"
통신사들은 태블릿PC로 제2 디바이스 시장이 열림에 따라 새로운 가입자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등 통신사들은 크게 세 가지 방식의 태블릿PC 요금을 준비 중이다.
우선 기존 SK텔레콤 가입자가 갤럭시탭을 구입해 OPMD(One Person Multi Device : 한 이동통신 요금제로 여러 기기 이용)로 월3000원을 내고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방식과 신규가입자가 보조금을 받고 2~3년 약정으로 스마트폰 방식의 요금제에 가입하는 방식이 있다.
그리고 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로 변환해주는 `브릿지' 및 T로그인과 결합해 일정 보조금을 주고 갤럭시탭을 판매하는 방식도 있다.
시장에서는 일단 OPMD를 통해 가입자가 증가하는 경우 추가적인 비용 없이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동섭 SK증권 연구원은 “OPMD의 경우 보조금 등 마케팅 비용 없이 추가적으로 ARPU가 증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단말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의 경우에는 태블릿PC 확산은 가속화시킬 수 있지만, 통신사들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단말 보조금에 따른 마케팅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며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데 8~9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블릿PC가 신규 매출로는 의미가 있지만, 스마트폰을 보완하는 제2의 디바이스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통시시장을 좌우할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태블릿PC는 현재로는 네트워크 회전율을 높인다는 점에서 매출에 플러스 알파가 되는 정도”라며 “궁극적으로 통신사들이 지금 태블릿PC에 관심을 갖는 것은 3스크린 시대에 대비한 주도권 다툼 성격이 크다”고 말했다.
당장 큰 수익을 기대하기 보다는 스마트TV 등을 통해 본격화될 N스크린 시대에 대비해 통신사들이 태블릿PC 가입자를 미리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기업시장에서만큼은 기대를 걸어 볼만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태블릿PC가 스마트폰보다 모바일오피스 구현을 위한 활용도가 커 기업시장에서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연구원은 “기업고객은 개인고객에 비해 해지율은 낮은 반면 가입자당매출액이 높아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 "애플리케이션 시장 성장 가속화"
태블릿PC가 스마트폰과 함께 무선인터넷 시장 성장의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는 관련 업계에 이견이 없다.
PC와 스마트폰의 중간이라고 볼 수 있는 태블릿PC는 PC에 맞먹는 고성능 컴퓨팅 능력을 갖춤과 동시에 휴대성이 편하고, 스마트폰에 비해 화면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경우 아이패드가 아이폰보다 데이터 트래픽이 10배 이상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통신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오픈마켓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자사 오픈마켓인 ‘T스토어’에서 태블릿PC용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KT는 무선데이터 사용량이 늘면서 전자책 오픈마켓인 쿡북카페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보다 태블릿PC용 애플리케이션 가격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수익 증가도 예상된다.
◇ 데이터 폭증 예상..'트래픽 대비'는 숙제
전문가들은 태블릿PC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통신사들의 트래픽 처리 부담이 배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 등 통신사들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스마트폰 데이터 무제한 가입자로 트래픽이 큰 폭 증가하면서 통화 수신률 문제가 붉어지는 등 네크워크 망부하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태블릿PC는 스마트폰과 같은 콘텐츠를 본다고 하더라도 모바일 전용 웹 화면이 아닌 PC용 웹화면에 접속하고, 동영상 등의 수요가 크기 때문에 트래픽이 폭증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김장원 IBK증권 연구원은 “태블릿PC 보급이 확산되면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이를 망에서 어떻게 흡수할 것인가가 통신사들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