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광복절 특사 업고 '출마 강행' …권오중 "윤 대통령 의중"

김태우 "강서구 다시 일하게 하겠다"…국민의힘 고심
민주당, 공관위 설치…13명 후보자 검증 나서 '판 커져'

입력 : 2023-08-18 오후 6:06:02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한동인 기자]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지 석 달 만에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피선거권을 회복한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의 재출마 논란이 가열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들어간 것"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여권 내에서도 고심의 흔적이 엿보입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번 보궐 승리는 여야 모두에 큰 정치적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 판이 커졌습니다.
 
김태우 "남은 시간 강서구에서"예비후보 등록 완료
 
김 전 구청장은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0월11일 열리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 완료했다"며 "민주당 20년 구정 독재를 막고 강서구를 다시 일하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14일 "당과 국민이 허락해 준다면 남은 시간을 다시 강서구에서 더 의미 있게 쓰고 싶다"며 사실상 재출마를 선언했는데 이를 행동에 옮긴 겁니다.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했던 김 전 구청장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 지난 5월18일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구청장직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불과 3개월 만인 올해 광복절 특별 사면 명단에 김 전 구청장을 포함했습니다.
 
공직선거법상 징역형의 경우 확정된 뒤부터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되나 사면·복권되면 바로 출마가 가능합니다. 김 전 구청장의 출마 길도 바로 열렸습니다.
 
국민의힘은 신중한 입장입니다. 윤희석 대변인은 지난 16일 B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사면을) '강서구청장 자리를 다시 찾아오라'는 (윤 대통령) 메시지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강서구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다는 점, 자칫 추후 '사면으로 대법원 판결을 뒤집었다'는 역풍이 불까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권오중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윤 대통령과의 싸움"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13명의 예비후보 중 한 명인 권오중 전 세종시 경제부시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법원 판결문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무리하게 사면 복권 시켜준 것"이라며 "국민의힘에서도 김 전 구청장을 공천하는 것에 대해 고심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도, 본인이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는 것은 결국 대통령실과 얘기가 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사면 시켜줄 테니 (보궐선거에) 나가라'. 결국 윤 대통령 의중이 들어간 것이다. 구청장 보궐선거라기보다 윤 대통령과의 싸움이 돼버린 것"이라며 "판이 커졌다고 봐야 한다. 민주당도 아무나 후보를 내도 된다는 안이한 생각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현재 국민의힘은 김 전 구청장의 구청장직 상실로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를 낼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 설치, 강서구청장 후보자 검증에 나섰습니다. 공관위는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에서 진행했던 검증 내용을 검토한 뒤 후보자를 3~4명으로 압축할 방침입니다. 
 
김광연·한동인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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