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한미일 3국 정상이 18일(현지시간) 공동성명 격의 문서에서 중국을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저해하는 주체로 지목했습니다. 한국이 참여한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직접 명시하고 비판한 것은 처음입니다.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반중 노선이 더 선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날 한미일 정상은 3국 협력의 비전과 이행 방안을 담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해당 문서에서 3국은 "우리는 역내 평화와 번영을 약화시키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고 밝혔는데, 그 대상을 중국으로 직접 명시했습니다.
이들은 "최근 우리가 목격한 남중국해에서 중화인민공화국에 의한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과 관련해 우리는 각국이 대외 발표한 입장을 상기하며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우리는 매립 지역의 군사화, 해안경비대 및 해상 민병대 선박의 위험한 활용, 강압적인 행동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3국의 안보협력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대응은 물론 궁극적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 같은 반중 노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드러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3국의 방위 협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만들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3자 방위 협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우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확인하고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한 인도·태평양 전략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포위·압박하는 것인데,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우리나라도 분명하게 합류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라고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3국은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 과정에서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하고 주권 존중, 영토 보전,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같은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반중 노선에 힘을 보탰습니다.
지난해 11월 한미일은 '프놈펜 성명'을 채택했는데, 당시에는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던 만큼 이번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대중 견제 메시지를 한층 강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