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주년 삼일절인 지난 2018년 3월1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흉상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민주당이 26일 "독립영웅 흉상은 철거하고 백선엽 흉상 세운다는 윤석열정부, 순국선열들이 지하에서 통곡하고 계신다"며 "윤석열정부는 독립운동마저 이념 갈등의 소재로 끌어들이는 반헌법적인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독립영웅 흉상 철거 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육군사관학교가 교내에 세워진 독립영웅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철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에 대해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됐다'고 밝혔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느닷없이 '공산 전체주의 세력'을 언급하더니, 이제는 독립영웅들에게도 공산주의 프레임을 씌워 독립운동의 역사마저 지우려는 것인가. 윤석열정부의 저열한 역사 인식이 통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강 대변인은 "더 큰 문제는 독립영웅 흉상은 철거하면서 그 자리에 만주군 출신 백선엽 장군의 흉상 설치를 검토한다는 것이다. 백 장군은 항일 무장세력을 토벌하기 위해 설립된 만주군 간도특설대에 복무했고, 이로 인해 2009년 이명박정부 당시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판정한 바 있다. 백 장군 자신도 '동포에게 총을 겨눈 것은 사실이었고, 그 때문에 비판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며 자신의 반민족 행위를 시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독립영웅 흉상을 치우고 그 자리에 친일반민족행위자의 흉상을 설치하겠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발상인가.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에게 독립투혼 대신 반민족 행위를 배우라는 메시지인가"라며 "헌법 전문에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돼 있다. 국방부도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과 광복군으로 분명히 밝혔는데 독립영웅들의 흉상을 굳이 철거하는 것은 국군의 정통성과 독립 투쟁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으로 반헌법적인 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현재 육사는 교내 충무관 중앙현관 앞에 설치된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 흉상의 철거·이전을 추진 중입니다. 이와 함께 교대에 백선엽 장관 흉상 설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낳았습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25일 육사의 흉상 제거 논란 관련해 "육사는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전시에 이기기 위한 인력을 양성하는 곳인데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