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가운데) 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6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해 "김성태(전 쌍방울그룹 회장)는 조폭 출신에 평판이 나빠 만난 적도, 만날 생각도 없어 접근을 기피했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망한 소설 대북송금'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성태가 이재명을 위해 지난 2019년 800만불(약 106억원)을 북한에 대신 내줬다는데, 쌍방울이 김성태와 도지사가 참석하는 마스크 10만장 전달식 개최를 요청했으나 거절했다"며 "100억원 뇌물 주고도 공식만남이나 인증샷조차 못하는 사이라니, 줄거리가 너무 엉성하다"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진실을 외면한 채 답을 정해놓고 사실관계를 끼워 맞추는 건 수사가 아니라 '조작'이다. 이 대표를 범죄자로 만들겠다는 집착에 사로잡힌 수원지검이 딱 그런 모양새"라며 "검찰은 김성태가 이 대표를 위해 무려 800만달러를 대납해 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무리 소설이라도 기본적인 설정은 들어맞아야 하는데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였던 시절 경기도가 추진한 사업을 살펴보면 오히려 검찰 주장과 반대되는 정황과 근거들이 가득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대책위는 "지난 2020년 쌍방울그룹은 경기도에 마스크 10만장을 기부하겠다고 했으니 이 대표는 거절했다. 경기도의 '배달앱사업자 공모'에서도 쌍방울은 탈락했다"며 "쌍방울은 검찰이 주장한 것처럼 안산 경기가든 태양광 사업, 전기오토바이 사업권 관련해 혜택을 본바 없다. 또 경기도가 김성태의 접근을 적극적으로 차단한 사건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연루되었다는 검찰의 주장에는 회유·협박으로 얻어낸 것으로 보이는 조작 진술들만 있을 뿐 범행의 동기도, 혐의를 뒷받침할 근거도 없다.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홍승욱 수원지검장, 김영일 2차장검사부터 수사를 담당하는 김영남 형사6부 부장검사, 송민경 부부장검사에 경고한다"며 "설정 오류로 가득한 검찰발 황당무계한 소설, 이제 그만 폐기할 때가 됐다. 집착에서 벗어나 진실을 바라보기 바란다. 멈추지 않는다면 수원지검 검사와 수사관들 이름이 정치검사의 대표 사례, '조작 수사'의 주역들로 역사에 길이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지난 23일 이 대표에게 30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당장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맞받자 검찰은 예정된 날짜에 조사받으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후 이 대표 측은 검찰과 재조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당대표 취임 이후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한 차례, 위례·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으로 세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번 대북송금 의혹으로 소환되면 다섯 번째 검찰행으로 기록됩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