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쿠팡이 LG생활건강과 납품가를 놓고 4년간 갈등을 벌인 끝에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쿠팡과 크린랲이 4년간 갈등을 마무리하고 거래를 재개하면서 LG생건과의 관계도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31일 서울고등법원은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 대한 변론을 재개합니다. 4년간의 첨예한 갈등의 시작점은 LG생건이 2019년 6월 쿠팡을 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한 뒤 부터입니다.
공정위는 2021년 8월 쿠팡에 △납품업체에 경쟁 온라인몰에서의 판매가 인상을 요구하는 등 부당한 경영 관여 △마진 손실 보전을 위한 광고 요구 등의 이유로 과징금 32억97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쿠팡 배송 캠프에서 택배기사들이 배송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쿠팡은 불복해 공정위를 상대로 지난해 2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서울고법에서 판결이 내려지더라도 대법원 상고까지 갈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유통업계 1위에 오른 쿠팡과 더이상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서로 원만한 합의를 할 것이란 의견도 나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결국 쿠팡과 거래처간의 힘 대결을 하는 것"이라며 "마지막에는 서로 이익을 보는 선에서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쿠팡은 유사한 갈등을 겪었던 국내 위생랩 1위 업체 '크린랲'과 4년만에 거래를 재개했습니다. 크린랲 제품 중 쿠팡 로켓배송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된 상품들은 총 40여 종에 달합니다. 크린랩, 크린백, 크린장갑, 크린 종이 호일 등 베스트셀러가 대거 포진돼 있습니다.
쿠팡은 현재 CJ그룹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말부터 햇반 등 주요 제품 납품가를 놓고 갈등이 벌어지면서 거래가 중단됐고, 지난달엔 공정위에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습니다.
혐의는 △매장 축소 등으로 뷰티 중소 협력사를 협박해 쿠팡 납품 막음 △뷰티 중소 협력사에 쿠팡 납품 금지 제품군 지정 △쿠팡에 납품할 경우 입점 수량·품목 축소 등입니다.
이처럼 CJ그룹과 전면전에 나선 이상 기존 갈등은 봉합하고 전선을 가다듬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초기에 협상을 할때 가격이나 물량을 문서화하는게 필요한데, 유통업계에서 자주 보이는 힘의 균형의 문제다"면서 "쿠팡이 또 다른 기업과 법적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