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쿠팡 자회사인 예능콘텐츠 제작사 CP(씨피)엔터테인먼트가 쿠팡 플레이 대표 독점콘텐츠인 'SNL코리아'의 전 제작사와 법적 공방을 진행 중인데요. 이 과정에서 쿠팡이 '갑질논란'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원제작사 인력을 빼가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쿠팡의 본사업인 유통 뿐만 아니라 라이브커머스, 뷰티, OTT(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존 SNL코리아 제작사인
에이스토리(241840) 측은 "안상휘 전 제작2본부장과 씨피엔터테인먼트가 뒤로 손을 잡고 에이스토리의 SNL 제작본부를 통째로 빼돌렸다”며 영업방해로 인한 7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지난 25일 밝혔습니다.
에이스토리는 온라인 유통시장 1위 업체인 쿠팡의 자회사인 OTT업체 '쿠팡플레이'의 대표 프로그램인 SNL코리아 리부트 시즌 1부터 4까지 제작을 맡았습니다. 시즌5부터 씨피엔터테인먼트가 전 제작과정을 맡게 되는데요.
SNL리부트 시즌5는 첫화 방영을 앞두고 있다. 사진=쿠팡플레이
2011년 tvN에서 첫 선을 보인 SNL코리아는 2017년 시즌9을 끝으로 방송을 중단했습니다.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4년 만인 2021년 SNL코리아를 리부트 시즌으로 부활시켜 쿠팡플레이와 독점 계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당시 SNL코리아를 연출한 tvN 안상휘 PD를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으로 채용해 리부트 시즌 1부터 4까지 제작을 도맡았는데요.
2020년말 OTT 시장에 진출한 쿠팡플레이는 선두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독점콘텐츠 확보가 지상과제였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SNL 코리아 리부트는 티빙, 웨이브에 뒤쳐졌던 쿠팡플레이가 도약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소송 사태로 인해 쿠팡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갑질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쿠팡은 지난해 8월 자회사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9월 4일 신동엽과 전속계약 체결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에이스토리 측은 같은 날 안상휘 PD가 에이스토리에 사직을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쿠팡플레이 대표 IP인 'SNL코리아'를 놓고 벌어진 주도권 싸움으로 보고 있는데요.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12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 664만명으로 같은 기간 티빙(521만명), 웨이브(404만명)보다 이용자가 많습니다.
에이스토리는 지난 25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작년 9월 4일 안 본부장이 사직을 통보했고, 제작2본부 소속 'SNL코리아' 제작진 전원에게 집단 이직을 종용했다"며 "에이스토리 전 제작2본부장 안씨를 상대로 영업방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씨피엔터테인먼트 법률대리인은 "안상휘와 제작진의 이직은 계약기간 종료에 따른 정상적인 것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어떠한 불공정행위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에이스토리 법률대리인은 법무법인 디라이트, 씨피엔터테인먼트 법률대리인은 법무법인 세종이 맡고 있습니다.
씨피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갑질논란'에 대해 "에이스토리와 법적 공방을 단순히 쿠팡이 큰 규모의 회사이기때문에 '갑질'로 비춰지는 것은 억울하다"며 "누구나 이직의 자유가 있는 것 아니냐"라고 답했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