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건설현장 사망자 '늘어'…소규모 제조업도 '증가세'

2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 289명…29명↓
50억원 이상 건설현장 사망자 57명…전년비 7명↑
3대 사고유형 줄었지만 깔림·뒤집힘, 맞음 증가

입력 : 2023-08-30 오후 4:56:33
 
 
[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 지난 24일 충남 아산의 한 건설현장에서 중국 국적의 이수건설 하청 노동자가 추락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고 현장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입니다. 고용당국은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사고 원인을 비롯해 중대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 중대채해 최다 발생 사업장으로 지목된 DL이앤씨의 건설현장에서도 또다시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11일 부산 연제구 아파트 재개발 현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추락했기 때문입니다. 고용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 29일 DL이앤씨 본사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위반 여부를 조사 중입니다.
 
올해 2분기 50억원 규모 이상 대형 건설현장의 산업재해 사망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사기간 마감 압박에 무리한 작업을 강행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현황'을 보면 올해 2분기 사고사망자는 289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9명(9.1%) 줄었습니다. 사망사고 건수는 284건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7건(5.6%) 줄었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곳은 건설업으로 147명의 노동자가 숨졌으며 145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보면 사망자는 5명(-3.3%) 감소, 사망사고는 1건(0.7%) 증가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30일 올 2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289명으로 지난해보다 29명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픽은 사망자 현황.(그래픽=뉴스토마토)
 
50억원 미만 규모의 건설업 현장 사망자는 90명으로 지난해보다 12명(-11.8%) 줄었습니다. 사망사고는 88건으로 12건(-12.0%) 줄었습니다. 반면 50억원 이상 건설현장에서 57명이 목숨을 잃는 등 지난해보다 14.0%(7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사망사고 건수로 보면 지난해 2분기 44건에서 올해 57건으로 13건(29.5%) 늘었습니다.
 
최태호 고용부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120억~800억원 규모 건설 현장의 재해 가능성이 높아 사고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공기 압박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올 2분기 제조업 분야 사망자는 81명으로 지난해보다 19명(-19.0%)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제조업 사망사고 발생 건수는 80건으로 13건(-14.0%) 감소했습니다.
 
50인 미만 제조업 현장의 사망자는 52명으로 지난해보다 4명(8.3%) 늘었으며 사망사고는 52건으로 4건(8.3%) 늘었습니다.
 
50인 이상 제조업 분야 사망자는 52명에서 29명으로 23명(-44.2%) 줄었습니다. 사망사고도 45건에서 28건으로 17건(-37.8%) 감소했습니다. 이는 제조업 현장을 중심으로 위험성평가를 도입한 영향이라는 것이 고용부 측의 설명입니다.
 
기타업종의 사망자와 사망사고를 보면 50인 미만 사업장의 사망자는 47명에서 37명으로 10명(-10.0%) 줄었습니다. 이 기간 사망사고는 46건에서 35건으로 11건(-7.8%) 감소했습니다.
 
이에 반해 50인 이상 사업장의 사망자와 사망사고는 모두 늘었습니다. 올 2분기 기타업종 50인 이상 사업장의 사망자는 24명이며 이는 지난해보다 5명(26.3%) 증가한 수치입니다. 사망사고는 24건으로 지난해보다 6건(33.3%) 늘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30일 올 2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289명으로 지난해보다 29명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픽은 유형별 사망자 현황.(그래픽=뉴스토마토)
 
사고 유형을 보면 3대 사망사고로 불리는 떨어짐·끼임·부딪힘이 줄었지만 깔림·뒤집힘, 물체에 맞음은 증가했습니다.
 
유형별로 보면 떨어짐 111명, 끼임 35명, 부딪힘 33명으로 각각 21명, 1명, 9명 줄었습니다. 반면 깔림·뒤집힘은 26명, 물체에 맞음은 39명으로 각각 8명, 7명 늘었습니다.
 
최태호 정책관은 "매월 2회 현장점검의 날을 운영하는데 3대 사고유형에 대해 위험요인을 개선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이 효과로 3대 사고유형이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고사망자 감소세가 지속되도록 위험성평가의 현장 안착과 컨설팅 교육 등을 지원해 사업장에서 자기규율예방체계가 구축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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