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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8월 30일 18:0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태영건설(009410)이 올 상반기 실적 회복에 성공하며 올해까지 이어진 시장의 불안감을 일부 지워낸 모습이다. 지난해 하반기 유동성 위기 기업으로 시장의 지목을 받은 이후 지속적인 재무 개선을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다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 잔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회사가 이에 대해 적극적인 관리에 나선 모양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태영건설 사옥.(태영건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조6430억원, 영업이익 7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269%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실적 중 대부분의 이익은 2분기 중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상반기 매출 1조6430억원 중 9187억원이 2분기에 기록됐고, 영업이익 770억원 중 74.9%인 577억원이 2분기에 나왔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양산 사송 등 자체사업의 준공과 종속회사와 함께 추진 중인 사업이 본격화한 영향으로 2분기 실적 향상을 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2분기 중 양산 사송지구 공동주택 건설사업에서 분양미수금 55억원을 제외하고 3033억원의 누적 분양수입이 발생했고, 과천 지식정보타운 공동주택 건설사업에서도 누적 분양수입 4069억원을 올리며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PF 대출 보증 잔액…"유동화증권 보강은 낮아"
특히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PF 리스크에 신경을 쏟는 모습이다. 태영건설은 올 들어 8월10일까지 약 2조5000억원의 수주를 달성했다. 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공공 발주공사 수주 1조5000억원을 포함해 백현 마이스 도시개발사업도 PF 보증 없이 수주했다"면서 "수주 사업 모두 PF가 없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준 태영건설의 PF 대출 보증 총 잔액은 7조342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말 이 잔액은 6조4017억원이었지만, 8개월 만에 14.6%(9406억원) 늘어난 셈이다.
2분기 실적 집계 이후 태영건설은 대형 자체 개발사업들에 연 10%가 넘는 고금리 PF 대출의 신용보강도 단행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태영건설은 시행사 에코시티, 뉴어반시티, 포레어반시티 등이 받은 PF 대출 과정에서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했다. SK증권이 에코시티에 PF 유동화증권(ABCP)을 발행하며 받는 금리는 연 13.70%에 달한다. BNK투자증권도 뉴어반시티·포레어반시티에 각각 13.20%, 13.00%의 금리로 PF-ABCP를 발행했다.
자금보충 약정은 부진한 개발사업으로 시행사가 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 부족한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신용보강 계약'이다. 특히 에코시티는 태영건설이 경영권을 보유한 계열회사다. 시행사겸 신용보강의 주체가 된 것이다.
박영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불거진 유동성 리스크는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라며 “PF 관련 익스포저가 많기는 하지만, 유동화증권에 대한 보강은 적은 편이어서 ‘유동성 리스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무 강화·선별적 수주…'두 마리 토끼' 잡을지 관심
태영건설 관계자는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재무 강화에 전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 태영건설의 연결 기준 현금흐름표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1526억원이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올해 상반기 3596억원으로 대폭 개선됐다. 올해 1월 태영그룹의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363280)로부터 4000억원을 차입한 결과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도 –1368억원에서 –200억원으로 개선세를 보였다. 이 결과 올해 상반기 말 태영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223억원으로 전년 동기(4101억원) 대비 1000억원 이상 늘었다.
다만 올 상반기 비유동성 차입금이 전년 동기(4700억원) 대비 크게 늘어난 7645억원을 기록했고, 이에 따른 이자비용 역시 같은 기간 272억원에서 776억원으로 3배 가량 불어났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태영건설의 부채 리스크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PF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태영건설이 발행한 회사채 중 연내 갚아야 할 돈은 없다"면서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티와이홀딩스 등으로부터 선제적으로 대규모 차입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유동성도 확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태영건설의 수주 곳간 역시 매년 확대되고 있다. 회사의 2분기 현재 수주계약 잔액은 6조97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이 2조605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년 매출액 이상의 일감을 쌓아놓고 있는 것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공공발주 공사와 도시정비사업 등 폭넓은 수주를 달성하고, 우량 사업장 위주로 사업을 진행해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