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용 칩 개발" 삼성·LG, 똑똑한 가전 경쟁

삼성, AI 칩셋 탑재할 NPU 공급사 선정 착수
LG, 가전 AI 칩 'DQ-C' 공개…범용 MCU 대체

입력 : 2023-09-05 오후 3:02:30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와 냉장고 등 가전 제품에 적용할 인공지능(AI) 전용 칩셋 개발에 나섰습니다. 개인별 AI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소비자 경험을 고도화하기 위해 가전 맞춤형 시스템온칩(SoC)을 만들어 각자 자사 가전에 탑재하겠다는 구상입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생활가전사업부는 자사 가전 제품에 탑재할 AI 전용 칩 개발 관련 신경망처리장치(NPU) 공급 업체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AI 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딥엑스가 거론됩니다. 딥엑스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현재 NPU 신제품 샘플을 만들어 다수 기업과 맞춤형 제작 검증 단계(PoC)를 진행 중입니다. 다만 양측은 NPU 공급 계약에 대해 "아직 진행 중인 건으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생활가전사업부는 내년부터 냉장고나 TV 등 모든 가전 제품에 AI 기술을 도입할 방침입니다. AI로 다양하게 연결된 가전이 소비자의 상황과 패턴을 스스로 감지·학습해 맞춤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스템반도체의 일종인 NPU는 AI 칩에서 고속 연산을 담당, AI 알고리즘 계산에 특화됐습니다. 생활가전사업부는 가전으로부터 수집한 방대한 양의 AI 데이터를 원활히 연산하기 위해 NPU를 탑재한 AI 전용 칩셋 개발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삼성전자 유럽총괄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벤자민 브라운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개최된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업계 한 관계자는 "AI 전용 반도체는 가전 제품의 다양한 AI 기능을 최적화할 뿐 아니라 저전력·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업계에서 AI 칩셋에 NPU를 탑재하는 기술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유미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박람회 'IFA 2023'에서 "냉장고나 에어컨 등 24시간 AI를 0.1W 미만의 초전력으로 돌릴 수 있는 칩셋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반도체사업 담당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과의 칩셋 설계·생산 협력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는 그동안 독자적으로 NPU 기술 개발을 진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에 NPU를 탑재해왔습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이 지난 7월25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생활가전을 스마트 홈 솔루션으로 전환시키는 'UP가전 2.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최근 '업(UP)가전 2.0' 제품에 장착할 가전용 AI 칩 'DQ-C'를 공개했습니다. 기존 가전 제품의 제어를 위해 탑재해 왔던 범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비교해 AI와 음성인식 등의 기능 지원에 더 적합한 칩셋입니다.
 
류재철 LG전자 생활가전(H&A)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 7월25일 서울 강서구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초개인화'를 방점에 둔 UP가전 2.0을 선보이면서 "3년 이상의 연구개발을 거쳐 만든 스마트 가전용 AI칩 DQ-C와 가전 운영체제(OS)는 올해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탑재되고, 내년부터는 보급형 제품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DQ-C 칩 기반 가전 OS가 적용된 UP가전 2.0은 새로운 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추가하는 것은 물론 추가한 기능 가운데 자주 쓰지 않는 기능은 지울 수 있습니다. 특히 DQ-C 칩은 제품 제어 기능과 사용자경험(UX) 관련 다양한 콘텐츠를 스마트폰 앱처럼 자유롭게 추가하거나 삭제하도록 지원합니다
 
DQ-C 칩 개발을 담당했던 박태인 LG전자 H&A 스마트제어연구소장(상무)은 "MCU보다 성능이 높지 않으면 맞춤 서비스를 하지 못한다고 생각해 음성인식과 AI 제어, LCD 디스플레이 구동이 가능한 가전 맞춤형 DQ-C와 OS를 개발했다"고 말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신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