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코스맥스, 중국법인 지배력 만든 '감자'…재무부담 가중

코스맥스이스트, 사모펀드 지분 유상감자…이중 상장 논란 해소
감자 대금 1천억원 마련 오리무중…재원 마련 위해 다각적 검토 중

입력 : 2023-09-08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5일 18:1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코스맥스(192820)의 중국법인인 코스맥스이스트가 사모펀드가 소유한 일부 지분에 대해 유상감자에 나선다. 이로 인해 코스맥스이스트에 대한 코스맥스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코스맥스와 코스맥스이스트의 이중 상장 논란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스맥스이스트가 사모펀드에 지불해야 되는 유상감자 금액이 1149억원에 이르면서 재무부담은 심화될 전망이다.
 
코스맥스 차이나(사진=코스맥스)
 
이스트 지분율 97.17%로 확대…'더블 카운팅' 우려 해소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는 20일 코스맥스이스트는 SV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중인 지분 9.74%(324만9730주)에 대해서 차등 유상감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유상감자를 통해 코스맥스가 보유한 코스맥스이스트 지분율은 기존 87.70%에서 97.17%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코스맥스이스트는 지난 2019년 4월 화장품 제조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코스맥스의 자회사로, 중국·태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 법인을 거느린 비상장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유상감자 결정으로 인해 코스맥스이스트의 국내 상장 우려가 소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맥스는 앞서 2019년 7월25일 SV인베스트먼트로부터 828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코스맥스이스트 투자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SV인베스트먼트는 코스맥스이스트 지분율 9.74%를 확보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재무적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 방법 중 하나로 코스맥스이스트의 '한국 내 상장'이 예상됐다.
 
특히 지난 2021년 12월16일 코스맥스이스트의 국내 상장소식이 알려지면서 3거래일 연속 주가 하락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당시 일부 주주들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기업의 물적분할을 금지시켜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시장에서도 코스맥스의 모회사와 자회사 동시 상장으로 인한 '더블카운팅(이중 기업가치 계산)'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더블카운팅이란 상장사인 모기업이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시장에서 형성된 시가총액에 두 기업의 가치가 중복 계산되는 것을 뜻한다. 중복계산 시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코스맥스가 물적분할을 통해 대표 알짜 자회사인 코스맥스이스트를 따로 떼어내 상장하게 되면 코스맥스의 기업가치 하락으로 주주들 사이에서는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인 바 있다.
 
다만, 이번 유상감자로 더블카운팅 우려는 해소된 모양새다. 박은정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공시로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한 중국법인(코스맥스이스트) 상장이 잠정 중단됐다"라며 "중국법인 상장에 따른 코스맥스의 지분율·실적 기여도 하락 등의 우려는 해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황 악화 속 감자차손만 1116억원…높아지는 자금부담
 
문제는 자금조달이다. 현재 주당 감자 가격은 3만5352원으로 협의됐다. SV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중인 지분 9.74%(324만9730주)를 전부 매입하려면 1149억원이 필요하다. 현재 코스맥스이스트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37억원에 불과하다.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해도 현금성 자산은 1080억원으로 69억원 정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현재 코스맥스이스트 재무상태도 양호하지는 못하다. 지난해 말 코스맥스이스트의 유동비율은 128.91%로 낮은 편이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상환능력을 가늠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표로, 통상 200%를 넘으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유동성이 낮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최근 글로벌경기 침체로 인해 중국 소비시장이 위축되면서 현금창출 여력도 악화된 상황이다. 코스맥스이스트의 최근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됐던 2020년 4560억원에서 2021년 6310억원으로 38.38%의 고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심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매출액은 5568억원으로 11.76% 줄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 역시 2020년 430억원에서 지난해 398억원으로 7.44% 감소했다. 
 
이 같은 매출액 감소 기조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2862억원에 이르렀던 매출액은 올해 2763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같은기간 당기순이익은 216억원에서 145억원으로 32.87% 줄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심화된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심리가 쉽사리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3분기에도 실적 악화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중국 최고의 온라인 쇼핑축제일인 6월18일에도 기대 만큼의 효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라며 "3분기에도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가 남아있지만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은 실정"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무상감자가 진행되면 지난해 말 92.72%수준이던 코스맥스이스트의 부채비율은 165.12%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맥스이스트가 보유한 자본금이 333억원에서 301억원으로 축소된 영향이다. 
 
연결회사인 코스맥스의 부채비율과 유동비율도 높지 않아 차입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코스맥스의 부채비율은 217.68%로 안정적이라고 평가되는 200%선을 넘어섰다. 유동비율 역시 95.96%로 낮았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코스맥스가 유상증자나 사채발행 등을 통해 유상감자 재원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다만, 코스맥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연결회사의 재무상황 등도 고려해 적절한 자금마련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조달방안이 결정되면 추후 공시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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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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