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말 바꾼 이화영 "검찰 압박에 이재명 관련 허위 진술"

이화영 자필 입장문…"검찰이 별건 수사 통한 추가 구속기소 등 압박"
검찰 "진술만으로 범죄혐의 단정 안해…번복 진술 외부 공개 유감"

입력 : 2023-09-07 오후 4:16:3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관됐다는 진술은 검찰 압박으로 인한 '허위 진술'이었다며 또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7일 공개한 옥중 편지에서 "제가 이 대표와 관련해 검찰에서 진술한 검찰신문조서는 임의성이 없는 상태에서 진술한 것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저는 김성태(전 쌍방울 회장) 체포 이후 같은 사안에 대해 8개월 이상 검찰로부터 집요한 수사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이 대표의 혐의를 인정하라는 집요한 압박을 받았다"며 "마치 이재명 피의자의 참고인 신분과 같은 수사를 받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와 이 대표의 방북비용 300만 달러 등 800만 달러를 북한에 밀반출한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당시 대북제재 등으로 경기도가 북측에 지급하기로 한 스마트팜 사업 지원이 어려워지자, 쌍방울과 실사주인 김성태 전 회장이 경기도를 대신해 비용을 대납하기로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는 줄곧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에 관여한 사실을 부인해 왔습니다. 그러다 지난 6월 검찰에 "쌍방울에 방북 추진을 요청했다"며 일부 입장을 번복했는데, 이것이 검찰의 회유와 압박으로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거듭 밝히거니와 저와 경기도는 김성태 등에게 스마트팜 비용뿐만 아니라 당시 이 지사의 방북비용을 요청한 적이 결코 없다"며 "따라서 저는 이 지사에게 이와 관련된 어떠한 보고도 한 적이 없으며, 김성태와 전화 연결을 해준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검찰로부터 별건 수사를 통한 추가 구속기소 등 지속적 압박을 받으며 이 대표가 관련된 것처럼 일부 허위 진술을 했다"며 "이는 양심에 어긋난 행위로서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재판이 지연된 점에 대해 재판부에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진술만으로 범죄 혐의를 단정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부지사의 입장 번복 또한 검찰의 수사 방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뜻으로, 진술 번복 경위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부지사가 장기간에 걸쳐 재판을 파행과 공전으로 지연시킨 후 검찰 수사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기존 변호인 사임과 민주당 소속 변호인 선임 직후 이 대표 측에 유리한 내용으로 번복한 진술서를 외부로 공개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압박에 의해 이 대표가 대북송금에 관여한 진술을 했다'는 이 전 부지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9월 구속된 후 가족·지인을 136회, 변호인을 229회 접견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는 민주당 법률위원회 소속 변호사 등 입회하에 정상적으로 진행했으며 그 과정에서 수사절차에 대한 이의제기는 한 번도 없었다"며 "수많은 인적·물적 증거를 확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검찰 진술이 허위라고 주장한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와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이 전 부지사는 법정과 검찰에서 수회에 걸쳐 '검찰 진술은 사실이며 배우자의 주장은 오해로 인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배우자·변호인도 진술 왜곡을 시도했다고 보고, 그 과정에 대해서도 수사 중입니다.
 
 
쌍방울그룹 뇌물 의혹을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해 9월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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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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