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 비협조·억지" 이재명 "범죄 조작"

민주당 "의도적 시간 지연" 검찰 "사실 왜곡"

입력 : 2023-09-09 오후 10:57:57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과 9일 검찰에 출석한 이재명 대표가 이날 조사 종료 후 서로 설전을 벌였습니다.
 
수원지검은 이날 오후 "이 대표 측이 금일 출석 전 오후 9시 이후 심야조사 포함 종일 조사를 사전에 약속했고, 피의자의 건강 상태를 감안해 필요 최소한도로 조사를 진행했다"며 "하지만 이 대표는 조사 내내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한 채 진술서로 갈음한다거나, 질문과 무관한 반복적이고 장황한 답변, 말꼬리 잡기 답변으로 일관하는 등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조사에 차질을 빚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 대표 측은 조사 도중 금일 오후 6시까지만 조사를 받게 해주면 12일 다시 출석하겠다고 먼저 요구해 검찰에서 수용했다"며 "이 대표는 이전에도 계속 12일 출석하겠다고 했음에도 입장을 번복해 재출석일자를 정하지 않겠다고 했었다"고 꼬집었습니다.
 
수원지검은 "피의자는 조서 열람 도중 자신의 진술이 누락됐다고 억지를 부리고, 정작 어느 부분이 누락됐는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도 않은 채 조서에 서명날인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실했다"며 "민주당 측에서 사실과 달리 '검찰에 조사지연의 책임을 떠넘기며 검찰에서 먼저 한차례 더 출석요구를 했다'고 왜곡해 비난하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12일 이 대표에 대한 나머지 피의자 조사를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 조사 후 취재진과 만나 "예상했던 대로 증거라고는 단 하나도 제시받지 못했다. 그저 전해 들었다는 김성태의 말이나 아무런 근거가 되지 않는 정황들, 아무 관계없는 도정에 관한 이야기, 이런 걸로 이 긴 시간을 보냈다"며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이런 내용으로 범죄를 조작해 보겠다는 정치 검찰에 연민을 느낀다"고 맹비난했습니다.
 
그는 "검찰 권력을 사유화해서 정적을 제거하고 범죄를 조작하는 이런 행태야말로 반드시 청산돼야 될 악습이고, 그럴 힘으로 경제에 관심을 더 가지고 국민들의 민생 문제에 더 나은 대안도 만들어내고, 한반도가 전쟁 위기로 치닫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로 정부가 또 대통령이 할 일이라는 말씀을 다시 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제가 무슨 힘이 있겠느냐. 무소불위 검찰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할 수밖에 없는 패자 아니겠느냐"며 "소환을, 오늘 조사를 다 못했다고 또 소환하겠다고 하니까 날짜를 협의해서 또 다섯 번째든 여섯 번째든 나갈 것이다. 조사 과정에 관한 얘기는 우리 박균택 변호사께서 설명하실 테니까 저는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이 대표 소환 조사가 끝난 뒤 권칠승 수석대변인 명의의 서면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이날 검찰 조사에 앞서 심야조사가 어려운 사정을 설명하고, 신문을 집중적으로 실시해 오후 6시에 조사를 마친 후 오후 9시 이전에 조서열람 등 절차를 마칠 것을 요청했다"며 "그러나 검찰은 시종일관 시간 끌기 식의 질문이나, 이미 답한 질문을 다시 하거나, 기록을 남기기 위한 질문 등으로 시간을 지연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이 대표를 추가소환한다고 일방 통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충분히 신문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지만 추가소환까지 요구하는 검찰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 추가소환을 이미 염두에 두고 망신주기식 수사를 하고 있는 검찰을 강력 규탄한다"며 "또한 검찰의 일방적 추가소환은 검찰의 혐의입증이 어렵다는 점만 강조될 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 대표는 검찰의 무도한 행태에도 불구하고 소환에 당당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소환 일자는 추후 검찰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오전 10시30분경 검찰에 출석해 오후 9시40분까지 약 11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습니다. 당 대표 취임 이후 벌써 다섯 번째 검찰행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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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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