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실세 리병철 수행…북러 '무기빅딜' 주목

북 수행단 구성, 군사협력에 '방점'…핵잠·위성기술, 북한에 이전 가능성

입력 : 2023-09-12 오후 5:27:0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연방을 방문하기 위해 9월10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러의 무기 빅딜(일괄타결)을 주목하라." 한미일에 맞선 북러가 4년 반 만에 초밀착 행보에 나서면서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북러 정상회담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베일에 싸인 '무기 거래'입니다. 외교 전문가들은 "북한의 방러 수행단에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포함된 점을 눈여겨보라"고 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제공하는 대신, 위성 발사와 미사일 관련 기술을 전수받는 이른바 '무기 빅딜'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무기거래부터 연합훈련까지 '전방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으로 북러 정상회담이 공식화됐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12일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 10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에서 출발한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한미일 3국의 협력이 강화된 데 대한 대응으로, 북러 간 군사·경제 협력을 통해 동북아 지역정세의 판을 흔들려는 포석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북한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연이은 무력시위로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터라, 양측이 서로에게 더 밀착할 유인이 커졌습니다.
 
이번 회담에선 북러 간 군사협력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북한의 군부 실세인 리병철 부위원장이 방러길에 동행한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에서 군 서열 2위의 박정천 노동당 군정지도부장을 비롯해 재래식 포탄 생산 담당 조춘룡 노동당 군수공업부장, 핵잠수함 담당 김명식 해군사령관, 정찰위성 담당 김광혁 공군사령관이 방러 수행단에 포함됐습니다. 이런 방러 수행단 구성은 김 위원장이 양국 간 무기거래·군사협력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북러 간 해상 연합훈련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리 부위원장은 군부 내 서열 1위로, 김 위원장이 외부로 나간다면 원래 북한을 지키고 있는 게 맞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을 수행한다는 것은 핵잠수함·정찰위성과 같은 고도의 전략무기 분야에서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북한의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이와 관련해 "미사일 관련 최고 책임자인 리병철이 수행했다는 점에서 미사일 기술을 받아내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연방을 방문하기 위해 9월10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무기거래 대신 식량 지원 등에 그칠 가능성도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군수물자가 필요한 러시아는 북한에 재래식 무기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북한은 핵무력 고도화에 필수적인 러시아의 첨단 전략무기 기술을 이전 받고자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표적으로 핵 추진 잠수함과 군사정찰위성이 꼽힙니다. 특히 북한은 1, 2차 정찰위성 발사가 모두 실패해 러시아의 기술 이전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정 전 장관은 이와 관련해 "정찰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똑같은 기술"이라며 "(북한에선) 세 번째까지 실패할 수 없다는 굳은 결의를 가지고 이번에 가서 (러시아에 기술을 이전해달라고) 조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 규범을 무시하면서까지 북한에 기술 이전을 하는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러시아가 석유와 가스, 식량 등을 북한에 제공하는 등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마무리할 수도 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는 북한과 군사협력의 신뢰를 쌓고 더 나아가 군사기술적 측면에서 북한에서 원하는 것을 단계적으로 주는 구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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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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