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지역 맞춤형 사과 생산 단지 조성…기후 변화 대응

대구·경북 재배 면적 3만6021㏊→2만151㏊
홍천군 '컬러플'·군위군 '골든볼' 각각 생산
"2100년 강원 일부에서만 재배될 것 예측"

입력 : 2023-09-13 오후 6:15:22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우리나라의 사과 재배 지역 면적이 기후 온난화의 영향을 받아 30년 동안 큰 변동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3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사과 주요 생산지로 통하던 대구·경북 지역의 사과 재배 면적은 지난 1993년 3만6021헥타르(㏊)에서 올해 2만151㏊로 44% 감소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강원 지역의 사과 재배 면적은 483㏊에서 1679㏊로 무려 24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러한 기후 환경과 농업 여건 변화에 따라 농진청은 지역 맞춤형 품종을 보급해 안정적인 사과 생산 기반을 갖출 계획입니다.
 
농진청은 올해부터 강원 홍천군에 '컬러플' 생산 단지를, 대구 군위군에 '골든볼' 생산 전문 단지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홍천군에 보급하는 '컬러플'은 '컬러(color)'와 '애플(apple)'을 더해 이름을 지은 품종입니다. 
 
이 품종은 수확기가 10월 상·중순(중만생종)으로 당도 15.2브릭스(Brix), 산도 0.55%로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입니다. 탄저병, 겹무늬썩음병, 갈색무늬병에 강하고 이름과 같이 껍질이 붉고 표면이 매끈합니다. 
 
홍천군은 밤낮의 일교차가 커서 수확기가 늦은 '컬러플'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췄습니다. 농진청은 지난 4월 '컬러플' 묘목 4300그루를 확보해 심었고 내년까지 총 3㏊ 면적에 8000그루를 심을 계획입니다.
 
군위군에 보급하는 '골든볼'은 8월에 수확하는 노란 여름 사과로 껍질을 빨갛게 물들이는 색들임(착색)이 필요 없어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품종입니다. 당도 14.8브릭스, 산도 0.51%로 한여름 사과로는 드물게 단맛과 신맛이 조화를 이룹니다.
 
농진청은 군위군이 위도가 낮은 지역으로 과일 색들임 면에서 다른 지역보다 경쟁력이 약한 상황이어서 '골든볼' 재배에 맞는 지역으로 판단했습니다. 지난 5월 군위군과 생산 단지 조성 협의를 마쳤고 내년 묘목을 생산해 2025년 5㏊ 면적에 시범 사업으로 묘목 1만5000그루를 보급할 예정입니다.
 
농촌진흥청은 올해부터 강원 홍천군에 '컬러플' 생산 단지를, 대구 군위군에 '골든볼' 생산 전문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컬러플'. (사진=농촌진흥청)
 
또 농진청은 이들 품종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컬러플'은 농산물 전문 유통 업체인 네오게임즈를 통해, '골든볼'은 대구경북능금농협을 통해 재배 물량을 안정적으로 유통할 계획입니다.
 
농진청 관계자는 "사과는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재배할 수 있으나, 품종이 지닌 고유 특성이 잘 나타나게 하려면 알맞은 지역에서 생산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지에서 최고 품질 사과를 생산할 수 있도록 2006년부터 지역 맞춤 품종을 선정하고 전문 생산 단지 조성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에 조성한 단지 중 전북 장수군에서는 수확기가 빠른 품종인 '홍로'가 2000년대 초반 조성 당시의 명성을 이어가면서 600㏊ 면적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경북 문경시의 경우에는 사과계의 명품으로 불리는 '감홍'이 2009년 74㏊에서 2022년 400㏊로 지속해서 재배 면적이 늘면서 문경시 대표 사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경북 김천시 '황옥'도 올해 5.4㏊에서 재배되면서 작지만, 맛있는 사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김명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은 "사과는 우리나라 과일 재배 농가의 16.8%를 차지하고 재배 면적도 가장 넓은 작목이지만, 현재 기후 변화 시나리오에 의하면 2100년에는 강원도 일부에서만 재배될 것으로 예측돼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보다 촘촘한 보급 체계를 만들고 유통 시장도 확보해 다양한 품종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에 부응토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올해부터 강원 홍천군에 '컬러플' 생산 단지를, 대구 군위군에 '골든볼' 생산 전문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컬러플'. (사진=농촌진흥청)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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