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제연합(유엔) 총회 순방 이후 첫 국무회의에서 4박6일간의 외교 성과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비롯한 정치 현안에 대해선 침묵했습니다.
윤 대통령 "엑스포 바로 우리 것"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체류 기간 47개국 정상을 만나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며 "글로벌 시장과 엑스포가 바로 우리 것이라고 확신하고 몸을 던져 뛰면 결국 우리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많은 국가가 한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주의 깊게 청취했다. 그들은 대한민국 정부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했다"며 "이런 점이 우리 엑스포 유치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실제 체감했다"고 자평했습니다.
윤석열(왼쪽)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회의 도중 코피 흘린 윤 대통령…"외교성과 부각"
윤 대통령은 이날 비공개 국무회의 도중 코피를 흘려 급히 지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욕 현지에서 살인적인 양자회담 일정을 소화했고 귀국한 이후에도 민생 행보로 강행군을 펼쳐 과로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외교 성과를 강조한 윤 대통령은 국내 정치현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1일 국회를 통과한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에 대해 침묵한 윤 대통령은 사실상 거부권 의사를 드러냈습니다. 같은 날 가결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대통령실은 한 총리 해임건의안을 정치 공세로 규정한 반면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점을 들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 총리 해임건의안이 통과됐지만, 대통령이 지켜야 하는 강제적인 조항이 아닌 만큼 야당의 결정을 무시하는 게 아니겠느냐"며 "대통령이 회의 때 코피를 흘렸다고 하는데 이 역시 그나마 부각할 수 있는 부분이 외교적인 성과다 보니 이를 앞세우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